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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1시께 신봉2지구 도시개발사업 예정지 일대에 폐가 건물들이 수년째 방치돼 있다. 박종현 기자
"여긴 귀신이 나올 것 같아서 밤에는 지나가지도 못합니다."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402-1번지 일원은 2014년 4월부터 면적 42만838㎡, 4천200가구 규모의 ‘신봉2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추진 중인 곳이다.

해당 사업은 공동주택용지와 도로, 공원 및 하천 등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토지주에게 택지를 돌려주는 환지 방식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그러나 시와 공사 시행사가 개발계획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사업 시행이 늦어지면서 방치된 건물들이 소홀히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8일 오후 10시께 찾은 사업예정지 일대는 사람의 통행은 물론 가로등조차 켜지지 않아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마주한 신봉고등학교와 6차로 도로 사이의 건물 10여 채는 하나같이 창문이 깨지고 문짝이 뜯겨져 나간 채 방치된 상태였다. 일부 건물은 지붕이 무너져 집 안에 있던 의자와 액자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고, 내부 곳곳에서는 부서진 목재가구들의 날카로운 잔해들이 쉽게 목격됐다. 특히 건물 천장과 외벽에서 뻗은 가스배선 및 전기선들이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어 안전상 문제도 우려됐다.

이곳의 건물들이 방치된 이유는 8년 전부터 보상을 받은 주민들의 이주가 시작된 뒤 지난해 9월 마지막으로 살던 1가구마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의 착공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불법으로 텃밭 농사를 짓는 주민들 외에는 이 지역을 찾는 사람이 없는 탓에 방치된 공터와 건물 마당에는 굴삭기와 대형 트럭 등 건설기계들의 불법 주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 일부 청소년들이 흡연과 음주 등 탈선행위를 저지르는 모습도 쉽게 목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각 건물마다 출입자 발견 시 신고를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폐가 출입금지 경고문’만 게시돼 있을 뿐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안전펜스 등의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주민 김모(53·여)씨는 "1∼2년도 아니고 수년째 방치된 건물들은 보기만 해도 흉물스럽다"며 "늦은 시간에는 범죄에 휘말릴까 두려워 근처에 가지도 못한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시행사인 A건설 관계자는 "현재 개발조합 및 관공서와 공문을 주고받으며 공·폐가 안전조치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협의가 마무리되면 즉각 안전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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