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 사회 전체의 틀을 다시 짜야 할 정도로 인구절벽은 무서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중 인구동향을 보면 인천에서 들을 수 있는 아기의 울음소리 횟수가 크게 줄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올해 1분기 신생아는 5천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명이 줄었다. 지난 2013년에는 한 해 2만5천600명이던 신생아가 지난해는 2만100명으로 무려 5천600명이 감소했다. 이 같은 신생아 감소는 당장 보육(保育)현장에서 탈이 나고 있다. 저출산 영향으로 만 0~2세를 전담하는 가정어린이집의 폐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겨울 학기를 마친 가정어린이집은 총 1천86곳이었는데 올해 3월 새 학기를 시작한 지역 가정어린이집은 총 1천18곳에 그쳤다. 불과 3개월 사이에 가정어린이집 68곳이 개학을 포기하고 문을 닫았다.

 특히 가정어린이집은 직장어린이집이나 국공립어린이집과 달리 인건비 등 지원이 따로 없이 온전히 보육료로만 운영해 원아 1명만 줄어도 타격이 크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가정어린이집 수입은 학부모들이 아이사랑보육 포털을 통해 결제하는 ‘부모 보육료’와 정부가 원아별로 지원하는 ‘기본 보육료’가 전부다. 0세 종일반을 기준으로 원아 1명당 가정어린이집이 받는 보육료는 부모 보육료 45만4천 원, 기본 보육료 48만5천 원 등 총 93만9천 원이다.

 문제는 영아반의 경우 원아 3명당 교사 1명이 배정돼야 하는데, 정원이 차야만 교사월급을 비롯해 식비와 기타 관리비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지금도 적지 않은 가정어린이집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교사 월급과 운영비 충당을 위해 자신의 월급은 생각도 못한다고 한다. 저출산 문제가 보육현장을 흔드는 지경이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될 동안 대체 정부나 지자체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수백, 수천의 저출산 정책에 쓴 돈만 수조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신생아는 더 줄고 있으니 말이다. 효과를 검증하기 어려운 출산장려금을 놓고 지자체 간 경쟁을 하는 꼴이나 실적 쌓기용 생색내기 출산장려 행사를 앞 다퉈 마련하는 것을 보면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다. 인천시가 이제는 구호만 앞세우지 말고 진짜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싶은 인천을 만들기 위해 제발 생각 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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