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 탑승했던 한국인 관광객 33명 중 인천시민 5명이 생사를 알 수 없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30일 인천시 미추홀구와 계양구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9시 5분께(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가족 4명과 계양구 주민 1명이 탑승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추홀구 일가족 4명은 부부인 A(62)씨와 B(60·여)씨, 부부의 딸 C(37)씨, 손녀 D(6)양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용현동의 한 상가건물 3층에서 함께 거주했다. 건물 2층에서는 딸이 피부관리 가게를 운영했으며, 1남 1녀를 둔 B씨는 낮시간 동안 C씨의 딸(D양)과 아들의 자녀까지 함께 돌봤다.

이번 여행은 C씨가 손주들을 돌보는 부모를 위해 마련한 효도여행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인근 주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들의 집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아이를 돌봐주는 부모님이 고생한다고 딸이 여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헝가리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이 주민은 약 1년 전까지만 해도 B씨와 함께 재능기부 봉사를 나가는 등 적지 않은 인연이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했다. 10여 년 전부터 B씨는 민요를 배우면서 봉사활동을 했다. 지역의 한 공연단에서 총무를 맡아 적극적으로 민요를 배우고, 장애인 및 재가복지시설에서 재능기부 공연도 했다. 하지만 아들과 딸의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잠시 봉사활동을 쉬고 있었다.

함께 사고를 당한 계양구에 거주하는 E(40·여)씨는 인천에서 홀로 생활하던 가정주부였다. 남편은 고향인 여수에서 일하고 있다. 이번에 여수에 있던 고모, 친언니 등 4명과 함께 여행길에 올랐던 참이었다. 이날 현재까지 고모의 생사만 확인된 상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해당 가족들은 헝가리 출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