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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윤영 인천교통공사 영업본부장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서정주 시인의 시(詩) ‘국화 옆에서’ 한 구절이 생각난다. 교각과 거더(Girder)만 남은 흉한 모습에 시민의 질타와 월미도 주민들의 원성이 귓전을 맴돌았다. 두 번의 개통 실패로 인한 전국적인 유명세, 사업자와의 소송전 등 월미궤도차량은 지난 10여 년간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도 사람들은 묻는다. 정말 운행하냐고. 그러면 자신 있게 대답한다. "정말 운행한다고!"

 월미궤도차량은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란 슬로건을 내걸고 본격적인 운영 준비의 닻을 올렸다. 별도의 운영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월미바다열차 명칭과 로고 ·캐릭터를 선정했다. 39명의 운영요원 교육과 각종 안전관계 규정도 제정 중이다. 당초 월미은하레일에서 월미바다열차로 이름도 바꿨다. 새롭게 태어난 월미바다열차는 명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각오를 매일 다지고 있다.

 월미바다열차는 현재 새 단장이 한창이다. 지난 5월 11일 박남춘 시장은 시운전 체크에서 "개통 일을 못 박지 말고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충분한 점검과 시험운전을 하라"고 강조했다. 시험운전은 조금의 이상도 발견되지 않을 때까지 수십, 수백 차례 할 계획이다. 지금 월미도에 가면 꼬마 열차의 시험 운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월미도는 지리적 여건상 서울에서 당일치기 여행코스로 제격이다. 월미바다열차는 경인선과 바로 연결하기 때문에 ‘한방’으로 월미관광을 할 수 있다. 시·공간 절약으로 채움의 미학이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본다. 찌든 도시생활에 사이다 역할을 해 줄 월미바다열차는 따로 놀던 월미 문화의 거리와 월미공원, 이민사박물관을 한 끈으로 묶어 월미도의 관광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준다. 횟집, 테마파크, 유람선 등 월미도 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월미바다열차를 무료로 또 탈 수 있는 One Ticket 제도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월미도의 진짜 명물은 무엇일까? 이구동성이 저녁노을이다. 월미바다열차의 궤도는 지상으로부터 7m에서 최장 18m 높이까지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색다른 뷰(view)와 감동을 준다. 낙조가 바다 위 유람선과 어울린 풍경은 그야말로 무아지경이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친구나 직장동료 또는 연인 사이에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과 용기를 준다. 여기에 동적인 바다열차를 더하면 아마도 지상낙원이 따로 없지 않을까. 또한 저 멀리 영종대교와 인천대교가 한눈에 보이고 인천항에서 오와 열을 맞춰 수출을 기다리는 자동차들, 한국전통공원과 기네스 기록에 등재된 사일로 벽화 등 평면에서 입체로 월미도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4~10월 성수기에는 운영시간을 평소보다 3시간 늘린 오후 9시까지 운행할 계획이다. 다만 운영자로서 걱정이 하나 있다. 운영수지다. "적자나면 어떻게 하지?"가 늘 머릿속을 잠식한다. 관광전문 민간회사에 운영을 맡기는 방안과 1~2년 직영하다가 위탁하는 방안, 내수는 물론 중국과 일본 관광객 유치 전략 등 고려할 게 많다. 전문가 집단의 토론회를 열고 관광공사와도 협력할 계획이다. 수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일본 자치단체와 거제도 포로수용소 등 국내 운영사를 벤치마킹해 실질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월미바다열차는 화룡점정이다. 그간 월미도·개항장·차이나타운·신포시장에 무언가 하나 빠진 느낌이었다. 허전함이 채워지고 엔진이 돌면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 더욱이 인천항 8부두 상상플랫폼이 더해지면 관광문화 벨트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월미도는 로맨틱, 아티스틱, 판타스틱이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극작가 버나드 쇼가 살아나 월미도에 와 본다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 한 곳 추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인천교통공사는 와신상담(臥薪嘗膽), 파부침선(破釜沈船)의 자세로 전력투구하고자 한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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