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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농촌에 청년 후계인력이 생각처럼 유입되지 않고 있다. 반면 고령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돼 농촌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에 농협은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전사적인 농협 이념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농협 이념교육을 받은 임직원이 1만 명을 돌파했다. 농협 임직원 10명 중 1명이 이념교육을 받았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농협 이념교육은 3단계로 진행되며 1단계는 4박 5일 과정으로 협동조합 이념과 역사 교육, 끝장토론 등으로 진행되고 2단계 및 3단계는 농활 활동으로 봉사활동 및 현장 실천활동으로 마무리한다.

 과거 7080세대의 대학생 시절 ‘농활’은 한국 대학생의 필수 코스였다. 주로 여름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농촌으로 가서 부족한 일손을 보태며 실천하는 지성인의 면모를 배웠다. 농활은 배움과 실천이 만나는 생활 속 현장이었다.

 대학생들은 농활에 대한 각양각색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글로만 공부하던 학생들이 처음 해보는 농사일에 밭을 매다 기절하거나 생각 외로 농사를 잘 지어 마을 어르신이 땅을 줄 테니 와서 살라고 하는 등 자신만의 농활 체험담을 갖고 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우리 농촌이 갖고 있던 협동정신, 두레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그래야 농촌에 자본이 쌓이고, 국민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농촌은 더 많은 농활 친구들을 원한다. 먼저, 경제적 유인책 외 현재 농촌 대체복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80여 개국으로, 이 가운데 헌법 또는 법률로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국가는 40여 개국이다. 우리나라도 미래농업을 이끌 후계 농업인을 확보하려면 병역 대체복무제 확대가 절대 필요하다.

 둘째, 농부사관학교를 확대해야 한다. 농협의 경우 "40세 미만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과정의 합숙교육인 청년 농부사관학교를 운영해 "2021년까지 해마다 청년 조합원 1만5천 명, 누적 7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셋째 대학생 농활을 부활시켜야 한다. 농촌지역에 젊은 농부가 부족한 현실에서 대학생 농촌사랑봉사단이 농촌으로 찾아가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어 농촌에 큰 힘이 되고 있고, 대학생들도 농업·농촌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넷째, 월급 받는 청년농부제를 확대해야 한다. ‘월급 받는 청년농부제’는 행안부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사업이다. 농업에 대한 실전 경험과 자본 부족 등으로 청년들이 농촌 진입 초기에 겪는 애로사항을 해소해 농촌 영농정착을 돕고,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농산업분야에 젊은 신규인력 유입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됐다. 경북의 경우,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청년농부 모집에 지원한 39명 중 16명의 예비청년농부를 선발했다. 앞으로 16명의 예비청년농부들은 2년간 경북의 12개 선도 농업법인에서 월급을 받고 농업을 배운다. 경북도는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유통 등 전 단계에 걸쳐 실무를 익히고 창농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네트워킹 및 컨설팅, 교육 등을 함께 지원한다.

 최근 들어 자본주의 4.0, 마케팅 4.0 등 4라는 숫자가 대세다. 이것들이 강조하는 것은 따뜻한 가슴, 따뜻하고 행복한 성장을 담는 시대, 따스함과 배려, 협력적 경쟁을 통한 상생 행복 추구이다. 이러한 최근의 경영이론과 철학들 속에는 ‘농활’이 전통적으로 추구했던 미풍양속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공동의 가치를 존중하던 사회가 우리 농촌 아니었던가.

 근래 농촌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산적한 문제들을 시원하게 해결하기란 만만찮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농촌의 위기가 곧 국가의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농활부터 되살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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