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너무 긴 것이 인간의 삶 같다. 그 긴 여정을 통해 우리 모두 각자가 살아가는 목적을 갖고 그 인생을 살아간다.

 그 중 목적을 이뤄 성공했다고 자부하며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좌절하며 방황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목적을 이룬 이는 성공한 삶일까? 이에 반해 목적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불행한 삶일까?

 아내가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일부러 엿들으려고 한 것은 아닌데 들려온다. 아내는 어느 스님이 평생 부적을 준다고 했는데 아직까지도 받지 못했다며 그 스님에게 부적을 달라고 하니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이 세상에는 본래 아무 일도 없다’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평생부적"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이야기한다.

 대부분이 소중한 인생을 본인 스스로 없는 것들을 붙잡아 괴로운 일을 만들어 내고는 거기에 얽매어 괴로워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이야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모든 것은 우리들의 집착(執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커피나 마약, 담배와 술 등에 대한 중독도 집착에서 벗어나면 끊을 수 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이런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담배를 피우면서도 남에게는 집착을 버리라고 말을 한다.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진다. 그래서 나의 집착은 어디서부터 오는지를 생각해 본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서 오는 것 같다. 반대로 싫어하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도 집착과 고통이 따르게 돼 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 발생하기 이전에서 본다면 집착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물론 사람이 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없다면 삶 자체가 무의미할 수 도 있겠지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에만 집착한다면 자기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불행이라는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 들어 갈 수밖에 없다.

 자기 앞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좋다, 싫다보다는 ‘내게 일어난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그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자기 자신의 마음 씀씀이에 따라 결정지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또 과거는 되돌아갈 수 없고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때 삶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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