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가진 오찬기자간담회에서 공시지가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7월 취임 초 이뤄졌던 간담회 이후 두 번째로, 지난 1년간 재판과 도정을 병행하면서 겪었던 소회와 향후 도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

▶공시지가 제도 개선 필요=이 지사는 "공시지가 제도에 문제가 좀 있다. 기준이 되는 재산가치를 평가할 때 너무 불평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현행 공시지가 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지적했다.

이 지사는 "실제 가격 대비 공시지가 가격의 현실화율이 있는데, 가장 높은 것이 시민들이 사는 공동주택이고 그 다음이 단독주택"이라며 "단독주택도 보면 고가주택은 엄청나게 낮고 서민주택은 엄청나게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보다도 더 낮은 것은 상업건물들인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비싼 땅, 비싼 건물일수록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원래는 반대가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역진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세율이 동일하면 공시가격이 낮으니까 실제 가격보다 2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며 "빈익빈 부익부와 불로소득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어 국토교통부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도 이 문제를 지적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와의 관계 재정립=이 지사는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남 서울공항의 일반공항 전환 주장 등 서울시와의 관계에 대해 "서울과 경기가 새로운 관계 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대립·갈등보다는 공존·협조관계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에 있는 서울시 시설물들을 조사하고 있다. 과거에 주민기피시설 같은 것을 경기도에 많이 배치했던 것 같다"며 "대표적 사례가 외곽순환도로"라고 했다. 이어 "아직은 갈등관계로 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서울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고 대화하고 타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서울공항 문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본다. 성남시에서도 공식적으로 논의할 만큼 해 볼 만한 제안"이라고 각을 세우지 않았다.

▶북부 발전 위해 기반시설 확보=이 지사는 경기 남·북부 간 불균형 문제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도권 규제 문제인데, 완화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통일경제특구는 남북관계와 깊은 관련이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 추진해야 한다"며 "북부에 대해서는 기반시설, 도로, 철도, 산업단지 같은 기반시설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개발과 관련한 지역 반발과 관련해서는 "최근 3기 신도시와 관련해서 북부지역에 불만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아마 지금까지 주로 남쪽 중심으로 개발하다가 북쪽에 개발을 하는데 2기, 3기 또는 1기 사이에 약간의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일부 불만들이 터져나오는 것 같다. 결국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최대한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도시자족 기능을 강화하며, 광역교통시설도 철도나 도로 중심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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