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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하 행정부시장과 김승지 인천상수도사업본부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피해 대책을 발표하며 사과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가 서구 일대에서 붉은빛 수돗물(적수) 피해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늦은 조치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에만 현장 대응을 맡겼다가 민원이 들끓고 나서야 움직이는 모양새다.

박준하 행정부시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질 피해를 입은 서구 주민들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인천시민에게 사과했다.

박 부시장은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가동해 조치를 취했지만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적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민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보다 세밀한 수질검사와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적수가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된 이후 시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일 오전 시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긴급복구대책 마련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나왔다. 주말 동안 주민 불편이 확산된 후였다.

시가 내린 지시와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겠다는 막연한 대책은 주민들에게 와 닿지 않았다. 발표 이후 하루 동안 민원 113건이 들어오는 등 적수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338건 접수된 상태다. 적수 발생 원인에 대한 설명이 늦어진 사이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시의 대처에 앞서 상수도사업본부가 1일 현황자료를 냈지만 ‘수질검사가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는 설명은 반발만 샀다.

시와 상수도본부의 안일한 대처에 주민들이 반발하자 시는 3일 오후 서구 주민들에게 두 차례 문자를 보냈다. 시 재난대응부서가 발송한 문자에는 ‘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가 더해져 때가 늦었을 뿐 아니라 무책임하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시는 2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지만 현장 대응을 모두 상수도사업본부에만 맡겼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총 542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됐다. 시가 4일 오후가 돼서야 비상대책지원단 현장가동반을 꾸려 서구에 내보냈다. 비상대책지원단은 시와 서구, 보건환경연구원 등 3인이 10개 팀을 구성해 민원 현장을 찾는다.

시 관계자는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일요일 오후에 제대로 된 보고가 들어와 어제(3일) 오전 시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시가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책지원단을 구성했으며, 피해 지원과 조속한 복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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