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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서구지역 맘카페 회원들이 4일 인천시청 앞에서 붉은빛 수돗물 피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진상 규명과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서구에서 시작된 오염 수돗물의 공포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4일 영종도 주민들의 모임인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에 따르면 수일 전부터 영종지역에서도 오염된 수돗물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이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오염된 수돗물에 대한 사진과 사례들을 공유하고 있다. 육안으로는 일반 수돗물과 비교해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미세먼지 마스크를 흐르는 수돗물에 일정 시간 이상 대고 있으면 어린아이의 배설물처럼 보이는 누런 액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샤워기 필터를 교체해도 1~2시간 만에 노랗게 변하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수돗물로 씻은 아이가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연도 공유됐다.

이 같은 상황은 공항신도시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특히 영종도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경우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해저터널을 통해 보내지는 형태여서 영종도 전 지역의 수돗물이 오염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인과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영종도를 벗어나 가족이나 지인의 집으로 피신한 상태다.

주민들은 서구지역으로만 오염 수돗물의 피해를 한정하려는 듯한 인천시의 행태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영종도 주민들은 오염 수돗물 발생 이후 수도사업소에 오염 여부를 문의했지만 사업소 측은 육안으로 보기에 오염 정도가 없고, 약 반나절 동안 실시한 시료 채취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입장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천시교육청은 서구와 영종지역 물 피해 학교에 대해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고 대체 급식 제공이나 단축수업, 개인 도시락 지참 등을 각 학교에 통보한 상태다.

윤호준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장은 "영종하늘도시는 최근 지어진 아파트라 자체 정수시설이 있음에도 오염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천시가 피해를 축소시키기 위해 주민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토로했다.

영종도 주민들은 5일 인천시청에서 수돗물 예방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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