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오늘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현충일이다. 오전 10시에 전국적으로 1분 동안 묵념 사이렌이 울리면 국민 모두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기원했으면 한다. 현충일이 6월에 있는 이유는 한국전쟁에서 가장 많은 장병들이 희생됐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전쟁 속 포화를 온몸으로 막아섰던 참전 유공자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을지 돌이켜 생각하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되새겨 봤으면 한다.

 호국영령들의 값진 희생과 숭고한 희생정신에 대한 존경과 감사, 공훈을 선양하는 일은 정치상황이나 대북정책의 변동에 예속되지 않고 지켜야 할 불변의 가치다.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혹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수없이 희생됐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귀감으로 삼아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앞으로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현대사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민주화운동의 뼈아픈 역사가 있었다. 아직도 남과 북은 같은 민족이면서도 여전히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휴전선을 경계로 대치하고 있다. 70여 년간 남북대결을 극복하지 못한 채 분단국의 멍에를 쓰고 있는 데는 지정학적인 특수한 환경 탓도 있지만 우리 사회의 이념 지형과 갈등을 집권이나 정권 유지 수단으로 삼은 정치에 더 큰 잘못이 있다 하겠다. 호국보훈정책이 진영 논리에 매몰돼선 안 된다. 더욱이 북한의 핵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현실을 직시하고 국론통일과 확고한 안보의식을 갖춰야 할 때다.

 우리는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해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고 있는 오늘의 풍요는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호국영령들의 목숨을 담보로 얻은 소중한 결과물이다. 이번 현충일에는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국난이 닥칠 때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희생하신 분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고,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 바란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기억하고 호국보훈 의식과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뜻깊은 6월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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