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9시 20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바둑대회는 백군기 용인시장과 김민기·이동섭 국회의원, 본보 한창원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과 함께 본격 막을 올렸다.
이른 아침부터 전국에서 온 수많은 참가자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워 눈길을 끌었다. 1천170㎡에 이르는 체육관 바닥은 250여 개의 테이블로 가득 채워졌으며, 1천190여 석에 이르는 관람석 또한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참가자들을 비롯해 함께 찾은 가족 등을 합쳐 2천여 명이 다녀갔다는 게 행사 진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주최 바둑대회 중 메이저 대회로 자리잡은 이번 대회는 ▶전국성인단체부(5인) ▶경기시군여자단체부(3인) ▶전국중·고명인부 ▶전국초등명인부 ▶전국초등기성부 ▶용인성인단체부(4인) 등 총 19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신중히 겨루는 모습이었다. 상대방이 한 수를 놓으면 곧바로 다른 수를 놓는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정해진 시간에 쫓겨 바둑알을 손에 쥔 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머리를 싸매는 참가자도 보였다. 성인부의 마지막 옥석을 가리기까지 장장 7시간여가 소요됐을 만큼 경쟁은 치열했다.
오전 11시 30분 부모와 찾았다가 서울 집으로 일찍 귀가한다는 한 초등학생 참가자는 "생각보다 일찍 돌아가게 돼 아쉽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며 "최선을 다한 것으로 됐다는 엄마의 말에 괜찮아졌다. 가기 전에 룰렛 게임도 할 수 있어 아쉬움은 금세 잊었다"고 미소를 짓고는 발길을 돌렸다.
한편, 현충일에 열린 이번 대회는 개막식 전 묵념으로 애국선열들을 기리는 등 ‘현충(顯忠)’의 의미 또한 되새겼다는 평가다.
# 백군기 용인시장 인터뷰
"바둑학을 전공할 수 있는 바둑학과가 설치돼 있는 대학교는 용인에 있는 명지대학교가 유일합니다. 조훈현·이창호·이세돌과 같은 세기의 걸출한 바둑기사를 배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도시가 바로 용인입니다."
제5회 용인시장배 및 기호일보 전국바둑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백군기 용인시장의 자부심이다.
백 시장은 "바둑은 극도로 단순한 룰과 승리조건에도 불구하고 가장 심오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며 "동양의 장기에 대응하는 서양의 게임은 체스가 있지만, 바둑에 상응하는 서양의 게임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을 이었다.
이 때문에 바둑은 동양의 자랑이자 자긍심이라는 게 백 시장의 확신이다.
이어 "동네 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하면 어르신들이 바둑을 두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최근에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비디오게임 놀이문화가 보편화돼 있음에도 바둑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상에서 바둑을 두는 문화가 보편화돼 바둑 동호인들이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바둑을 둘 수 있다"며 "이런 흐름에서 바둑은 꾸준히 사랑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둑의 5가지 장점을 열거하며 바둑예찬론을 폈다. ▶좋은 벗을 얻고(得好友) ▶사람과의 화목함을 얻고(得人和) ▶일생의 교훈(得校訓)을 얻고 ▶마음의 깨끗함을 얻고(得心 悟) ▶천수를 누리게 된다(得天壽)는 것이다.
백 시장은 ‘용인시장배 및 기호일보 전국바둑대회’의 연속성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이 대회가 50회, 500회, 5천 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 제5회 용인시장배 및 기호일보 전국바둑대회 우승자 및 준우승자 명단
▶전국성인단체부(5인)=우승 압구정(김정환·최호철·박윤서·장시영·김정우), 준우승 전국체전(이선아·조경진·김세영·박인영·박종오)
▶경기시군여자단체부(3인)=우승 화성A(조선오·고형옥·김현), 준우승 용인시B(유선영·조아라·박미라)
▶전국중·고명인부=우승 김신유(홈스쿨), 준우승 장진아(백현중)
▶전국초등명인부=우승 변혁(계수초), 준우승 윤서원(홈스쿨)
▶전국초등기성부=우승 한주영(운양초), 준우승 신승수(중일초)
▶용인성인단체부(4인)=우승 결혼해줄래(김유환·이정우·김태형·이정훈), 준우승 리더스맨(임수빈·권형우·김종국·박해용)
<특별취재반>
사진=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