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4승을 올린 이형준(27)은 매치플레이에 강하다. 코리안투어에서 하나밖에 없는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2015년 1위, 2016년 6위, 2017·2018년 3위를 차지했다.

이형준은 6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1라운드에서도 방두환(32)에 7홀 차 대승을 거둬 가뿐하게 첫 관문을 통과했다. 2011년 대회 17위를 차지한 뒤 출전권을 얻지 못해 8년 만에 출전한 방두환은 ‘매치 강자’ 이형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형준은 1번홀(파4) 보기로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3번(파4), 4번홀(파3) 연속 버디로 전세를 뒤집었다. 방두환은 6∼9번홀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자멸했다. 이형준은 12번(파4), 13번홀(파4) 연속 버디를 때려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이형준이 우승하면 10회째를 맞은 대회 최초로 2차례 정상을 밟는 선수가 된다. 이형준은 "최초라는 건 의미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의식을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대회에서 우승자이자 이듬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11개 매치 연승 기록을 남긴 홍순상(38)도 김찬우(20)를 4홀 차로 제압해 32강에 올랐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홍순상은 6번째 홀인 15번홀까지 5홀 차로 앞서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2012년 대회 챔피언 김대현(31)을 비롯해 김비오(29), 전가람(24), 함정우(25)도 나란히 1회전을 통과했다.

이변도 일어났다. 올해 매경오픈 챔피언이자 상금랭킹 1위 이태희(35)는 무명 류제창(22)에게 2홀 차로 져 1회전에서 탈락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 26일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서형석(22)은 예선을 거쳐 대회에 출전한 서요섭(23)에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얻어맞고 졌다.

매치 플레이 방식의 골프 대회는 ‘벼랑 끝 승부’와 같다. 스트로크 플레이는 하루가 부진해도 다음날 만회할 수 있지만 매치 플레이에서 지면 ‘내일’이 없다. 이날 출전 선수 64명이 벌인 1대 1 대결 결과 32명이 짐을 쌌다. 승리한 32명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7일 2라운드가 끝나면 또다시 16명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만 첫판에서 탈락해도 빈손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1회전 탈락 선수에게도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꼴찌 상금과 비슷한 수준인 200만 원이 지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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