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오후 5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다세대주택 옥상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불은 5분 만에 진화됐다. 4월 5일 오후 8시 30분께 연수구 송도동 한 7층짜리 상가에서도 실외기가 타면서 건물 외벽에 불이 붙었다.
6일 소방청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년(2016~2018년)간 에어컨 실외기 관련 화재 건수는 총 691건으로, 그 중 69.2%인 478건이 여름철인 6∼8월 사이 발생했다. 인천지역에서는 2016년 47건, 2017년 50건, 2018년 44건 등 매년 50건 정도의 실외기 화재가 나고 있다.
에어컨이 여름철 생활필수품이 된 지는 오래다. 주기적으로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외기에 대한 관리는 소홀한 실정이다. 에어컨 구입 후 실외기 먼지 제거 등 주기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곳은 찾기 힘들다.
김민준(34·부평구 부개동)씨는 "에어컨을 구입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실외기 관리를 해 본 적이 없고,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다"며 "실외기 때문에 불이 났다는 뉴스를 종종 본 기억이 있어 이번 여름에는 업체를 불러 점검을 받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제조업체 권장 엔지니어를 통해 에어컨을 설치할 것 ▶에어컨 전원선은 이음부가 없는 단일 전선으로 설치할 것 ▶실외기를 벽체와 최소 10㎝ 이상 떨어뜨려 설치할 것 ▶실외기 주변은 항상 깨끗이 정리하고 열이 축적되지 않도록 환기할 것 등을 냉방기구 관련 화재 예방법으로 안내하고 있다.
허종완 인천대학교 방재연구센터장은 "요즘에는 아파트 발코니 내부에 실외기를 두는 경우가 많아 장시간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통풍에 신경 쓰지 않으면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컴퓨터 본체의 먼지를 제거하면 과열도 방지하고 성능도 올라가듯이 조금만 신경 쓰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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