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서호천과 폐수처리장에서 흘러나오는 악취에 시달리며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6일 수원시에 따르면 1968년께 지어진 이 폐수처리장은 약 1.5㎞ 떨어져 있는 유제품 등을 만드는 유가공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최대 폐수 처리량은 2천400t이며, 하루 폐수 처리량은 1천800여t에 달한다. 이곳은 미생물을 이용해 공정 시 발생하는 오·폐수를 정화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주변 지역 주민들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폐수처리장에서 간헐적으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냄새가 심한 주변 100m 이내에는 594가구와 805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창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 이 악취는 야간 혹은 새벽에 더 심하게 발생해 피해 주민들은 밤잠마저 설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 A씨는 "심할 때는 우유 부패한 냄새와 생선 썩는 냄새 등 지난해 폐수처리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며 "퇴근 후 밤마다 운동을 즐겼는데, 지난달부터 냄새가 심해져 서호천 근처에 나갈 수조차 없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현재 시에는 지난달과 이달 폐수처리장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서 ‘천천동 서호천과 폐수처리장 주변에 심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10여 건 접수돼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3차례에 걸쳐 현장점검을 나섰지만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 했다. 앞서 이 폐수처리장은 지난해 여름철을 맞아 갑작스러운 수온 상승으로 미생물 수가 줄어 평소보다 정화가 덜 된 방류수가 서호천으로 흘러들면서 심각한 악취를 발생시킨 바 있다.

당시 시는 해당 폐수처리장에 행정처분을 진행한 뒤 사업장과 수차례 협의해 자발적인 환경 개선을 협의했으며, 이후 주변 주민과 시의원 등 관계자를 사업장에 초청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로 인해 같은 해 11월부터 이곳에 창문을 달아 냄새를 막거나 탈취기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왔다.

하지만 계속해서 악취가 발생하자 해당 업체와 협의해 7월께 사업자를 선정, 폐수처리장의 폭기(수돗물을 하수처리할 때 물속에 공기를 주입하는 것) 방식을 표면폭기 방식에서 수중폭기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폐수처리장에 문제는 없지만, 날씨가 더워지며 냄새가 더 멀리 퍼지면서 악취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며 "수중폭기 방식으로 바꾸면 이러한 고질적인 악취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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