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국내 바이오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혁신 전략과 셀트리온 비전 2030과 연계해 인천 바이오산업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시는 송도의 바이오·의료기업과 남동산단의 제조·생산기업 등을 연계하는 ‘인천바이오헬스밸리’를 만들기로 했다. 그 허브 역할을 맡을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송도 G타워 투자유치센터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테크노파크 간 토지공급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송도 11공구에 조성 부지를 확보한 인천테크노파크는 6월 중 중소벤처기업부에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지정을 신청한다. 개발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대로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착수해 2022년 말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인천은 셀트리온·삼성바이오 등 대기업 유치로 단일 도시 기준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도시로 급부상 했다. 하지만 이들 글로벌 기업과 연계해 협력할 수 있는 강소기업이나 연구기관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앞으로 바이오산업은 현재의 바이오시밀러와 제조 위주의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벤처기업의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기업이 가진 바이오시밀러 위탁 제조의 기반을 살리면서 혁신적인 바이오벤처가 육성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시는 바이오산업의 틀을 ‘바이오의약품’ 중심에서 ‘바이오헬스케어’로 확장해 바이오 융·복합분야의 다양한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대기업과 중소·벤처·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인천이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조성을 위해 송도 11공구 연구시설용지(17만8천282㎡)에 사업비 1조1천억 원을 투입한다. 바이오 기업 250개사 유치, 일자리 6천여 명을 창출한다.

바이오 특화지구를 만들어 바이오·뷰티·의료기기 등 중소·중견기업 90개 사를, 바이오융합센터를 지어 분야별 연구개발·제조가 가능한 벤처·스타트업 160개 사를 유치한다.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기관인 바이오공정 전문센터는 송도 11공구 바이오융합산업기술단지 내 6천600㎡(교육시설, 바이오공정 시스템 장비 등)에 만든다. 연간 바이오 공정 전문인력 2천500명을 양성한다.

인천은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 도시임에도 교육기관 부재로 전문인력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셀트리온·DM바이오 등 3개 사 인력 수요조사 결과 앞으로 3년간 400명의 전문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셀트리온 2030 계획에 따라 매년 1천 명 안팎의 신규 인력이 필요한 만큼 전문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위주의 장치산업으로 아직은 고용창출효과가 크지 않으나 앞으로 바이오산업 고도화에 따라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기업에서 필요한 전문인력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시는 봤다.

중소·벤처기업 지원 전담기구인 바이오 상생협력센터도 설립한다. 송도 11공구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내 1천320㎡(바이오의약품 분석 장비 등 100여 종)에 기술개발 지원, 업종 고도화,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 인천 바이오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역량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해 다양한 융·복합분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바이오 상생협력센터는 기술개발 지원·업종 고도화·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상생 협력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의 연구 역량이 실제 기술창업과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대·중·소 바이오기업이 함께 지속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바이오산업 육성·지원체계도 만든다. 시는 6월 안에 인천경제청·인천테크노파크 등 공공부문과 바이오기업 등이 함께하는 ‘바이오헬스밸리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간기업 투자계획에 따른 행·재정적 지원 방안’과 ‘바이오산업 상생생태계 구축 방안’ 등을 담은 인천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략을 마련한다. 산학 연관 협의체 ‘인천바이오헬스밸리 추진협의회’ 논의를 거쳐 하반기 중 종합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기로 했다. 또 지역 바이오기업들의 연구인력이 참여하는 상설 소통기구로 ‘바이오융합 연구개발 포럼’을 구성해 최신 연구 결과 및 기술 동향 등을 공유하는 기업 간 협업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인천 바이오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해 바이오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김상섭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인천바이오헬스밸리는 송도의 바이오·의료기업과 남동산단의 제조·생산기업, 대학과 연구기관 등을 연계해 바이오·헬스산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바이오공정전문센터 등 관련 인프라를 빨리 조성하고, 산·학·연·관 긴밀한 협력체계를 만들어 우리 인천이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그룹은 지난달 1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셀트리온그룹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40조 원을 투자해 생명공학 부문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두 주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와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거점을 인천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인천 바이오의약품 부문에 2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서 회장의 비전이 계획대로 이루어지면 직접고용 1만 명, 간접고용 10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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