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지역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곰 한 마리가 탈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곰은 축사 위치를 인근 마을로 옮기는 과정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들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전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1시께 안성시 죽산면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곰 한 마리가 탈출했다가 20여 분 만에 마취총을 맞고 포획됐다.

"곰이 탈출해 마을을 배회한다"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농장 인근 민가와 축대 사이에 반달곰이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의 반달곰은 45㎏에 길이 1m 남짓의 새끼 곰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농장 관계자와 함께 마취총을 발사해 반달곰을 제압한 뒤 사육농장으로 이송했다. 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농장에서는 현재 100여 마리의 곰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농장주는 현재 죽산면에 위치한 농장을 인근 양성면으로 옮기기 위해 사육시설을 새로 조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에도 농장주가 차량을 이용해 반달곰 중 일부를 새 농장으로 옮기는 것을 주민들이 막아서며 대치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마을과 100m도 떨어져 있지 않아 탈출사고가 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민 김모(68)씨는 "마을 바로 옆에 100마리나 되는 곰이 들어오는데 민가에 곰이 들어오면 주민들의 안전은 누가 보장해주냐"며 "오늘 탈출사고도 우려했던 문제가 곧바로 터진 셈"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반달곰은 천연기념물(제329호)로 지정된 자생종이 아닌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유래한 외래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농장주가 농장 위치를 옮기는 과정에서 곰이 탈출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안성=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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