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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농민들이 올해 감자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 정부 보급 씨감자가 모자라 더 비싼 값에 민간 씨감자를 샀는데, 감자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것이다.

정부 보급 씨감자 물량이 매년 부족해 지역농협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 씨감자를 보급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10일 강화군 A농협 등에 따르면 교동면 감자농가 200여 곳이 A농협이 제공한 씨감자를 사들여 농사를 지었지만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도중에 말라 죽거나 성장했어도 씨알이 잘아 판매용으로 쓸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수확량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불량 감자는 정상 감자의 50∼60% 정도만 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교동면 농가들은 지난해 감자 농사의 수익이 좋아 올해 수확량을 늘리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동면 씨감자는 교동면사무소가 주문을 받아 감자 농가 중 50%는 정부 보급(강원도 감자종자진흥원) 씨감자를 받았다. 나머지는 물량이 부족해 강원도 B농협에서 씨감자를 제공받았다.

정부 보급 씨감자는 1상자(20㎏)에 3만1천860원, B농협 씨감자는 5만 원이다. 정부 보급 씨감자가 모자라다 보니 비싸도 농가 수요를 맞추기 위해 민간 씨감자를 갖다 쓰는 것이다.

A농협이 담당하는 하점·양사·교동·내가·삼산·서도면 등에 배포한 B농협 씨감자는 전체 660상자(1만3천200㎏)다. 이 중 교동면에 200상자가 들어왔다. 통상 지역농협은 정부 보급 씨감자가 부족해 1∼2년 전 선점해야 하는데, 지역 농업기술센터가 보급하는 전체 씨감자 물량이 50∼70% 사이로 오락가락해 지역농협은 정확한 물량을 파악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공급을 맡은 지역농협들이 급히 씨감자를 찾다 보니 구조적 문제가 생긴 것이다.

강화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1천844상자(3만6천880㎏)의 정부 보급 씨감자를 배포했다. 민간 씨감자도 이 정도 지역에 보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보급 씨감자는 감자종자진흥원에서 전체 수확량을 따져 전국에 각 지역별로 나눠 공급한다.

일부 교동면 농가들은 A농협에 항의해 민간 씨감자를 환불받았고, 따로 씨감자를 구입해 다시 감자 농사를 지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들은 민간 씨감자가 보관이 잘못돼 냉해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A농협 관계자는 "교동면 농민들과 협의해 감자 수확을 마친 뒤 수확량 대비 피해액에 따라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3월 5일)보다 교동면에 민간 씨감자를 빨리 보급(2월 23일)하면서 추위 때문에 감자가 제대로 발화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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