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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동구 주민들은 11일 시청 앞에서 5차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기호TV 갈무리>
인천시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찬반 논란에 지역 정치권 출두에 이어 초등학생까지 동원됐다. 이를 두고 훌륭한 체험학습이라는 의견과 아이들까지 볼모로 삼을 필요는 없었다는 입장이 갈린다.

동구 주민들은 11일 시청 광장에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백지화를 위한 5차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곳에 A초등학교 학생 20여 명이 참석했다. 아이들은 ‘발전소 안 돼’라는 피켓을 들고 무대 앞에 섰다.


한 아이는 마이크를 잡고 "동구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직 문제점에 대해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채로 주민들 동의도 받지 않았다"며 "더욱더 거부감이 들었고,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아이들이 5차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이유는 A초교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철회를 위한 실천수업’의 하나다.

A초교는 지난 10일 가정통신문을 보내 11일 오전 시청·시교육청으로 이동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편지와 카드를 총궐기대회에 참여하는 주민들과 시교육감에게 전달하는 실천수업을 하겠다고 안내했다. 6학년 마을교육과정 중 우리 마을의 문제, 삶과 관련된 문제를 자신의 일로 인식해 학습하고 주민자치와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A초교는 학생들과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실천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초교 관계자는 "혁신학교 5년의 성과 중 하나로 아이들이 마을에서 가장 큰 문제를 고민하고 있고, 이번 참여도 아이들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 대한 안전성, 밀실행정 등을 충분히 배운 뒤 직접 총궐기대회에 나선다고 한 것"이라며 "교사들은 이곳 주민들이 아니지만 동구에 사는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관계자는 "아이들이 굳이 정치 이슈에 동원돼야 할 필요는 없다. 실천수업을 이 내용으로 한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합리적이지 못한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용하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시당위원장은 궐기대회에서 "공동주택과 200m 떨어진 곳에, 초교와 600m 거리에 있는 곳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느냐"며 "강릉과 광양에서도 사고가 있었고, 동구에 영구적으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외지인도 동구가 발전소 있는 동네라고 하면 안 들어오게 돼 그 피해가 구체적이고 오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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