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 낸 한국 대표팀에서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이강인(18·발렌시아 CF)이다. 이강인은 인천에서 태어나 축구를 시작한 인천의 자랑이다.

그리고 이강인이 체계적인 기술축구에 눈뜰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준 지도자가 바로 최진태(59·사진)감독이다.

최 감독은 이강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3학년에 진학한 후까지 4년 가까이 지도한 스승이다.

2007년 유소년 축구 예능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 3기’ 종영 후 유명 유소년 축구클럽 등에서 스카웃 제의가 쏟아졌지만 이강인의 부모는 당시 최 감독이 이끌던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 아카데미를 선택했다. 연령별로 익혀야 할 기본기부터 지도한다는 점에서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당시 이강인을 ‘너무나도 좋은 재능을 타고났던 아이‘라고 기억했다. 힘이나 체격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타고난 축구 센스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강인이 이전까지는 타고난 재능으로 축구를 했다면 최 감독을 만난 후부터는 그 재능에 기본기와 기술을 덧입히며 좋은 선수로 성장해 갔다. 최 감독이 하나의 기술을 알려 주면 이강인은 스스로 나머지 훈련을 해서라도 다음 날까지 그 기술을 익혀 선보였다.

"다른 아이들은 일주일 이상 걸려야 익힐 수 있는 기술을 강인이는 하루 만에 습득해서는 검사를 받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이 아이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덩달아 ‘이번에는 어떤 기술을 가르쳐 줄까’ 고민하며 다양한 기술영상을 찾아보고 자료를 조사하며 공부를 하고 있더라고요. 강인이 덕분에 내면의 열정으로 잠재력을 깨워 주는 유소년 축구에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도 최 감독은 한국축구클리닉센터에서 축구 꿈나무 육성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몸담고 있다. 이강인이 어릴 때부터 어떻게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축구를 해 왔는지 되짚어 보고, 이를 우리나라 유소년 육성 시스템에 접목시킨다면 ‘제2의 이강인’을 배출하는 것도 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골든 타임이 있는 것처럼 축구에도 9세 이전에 축구공을 접해야 하는 ‘골든 에이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스템만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많은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앞장서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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