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인천지법 서북부지원 설치와 관련해 좋은 소식이 들린다.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서북부지원 설치를 담은 법안을 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해서다. 민주당 내에서만도 법원 설치 요구를 담은 안건들이 수십여 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인천 서북부지원 설치안이 ‘우선순위’에 밀렸다면 내년 총선 이후인 다음 국회로 또다시 넘어갈 수도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돼야 한다는 전제다.

 문득 이재현 서구청장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청장은 경찰로부터 5월 중순께 첫 소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폴란드와 터키로 나가야 했던 이 청장은 일정을 그 이후로 미룬다.

 해외출장이 끝난 후에는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2019년 을지태극 연습이 있었다. 이제야 바쁜 일정이 끝났나 싶더니 갑자기 서구지역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진다. 주민들의 생활은 엉망이 됐고 김포까지 가서 먹는 물을 사와야 하는 일도 발생했다. 서구의 붉은 수돗물 사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구청장으로서 공식적으로 잡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나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이 청장의 ‘우선순위’일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서도 이 청장이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맞을까?

 이 청장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1월 11일 발생한 사건이다. 반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직장 상사가 노래방에서 ‘고마움의 표시’로 여직원의 볼에 뽀뽀를 했다는데 이것이 그냥 넘어가야 할 일인가. 특히 이 청장은 지난 8일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언론에서 눈치를 채고 물어보자 일정을 변경했다고 한다. 어떤 ‘우선순위’에 해당된 것일까.

 경찰 수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에서 소환 조사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청장은 성추행 의혹의 진상 규명을 더 이상 ‘우선순위’ 밖으로 밀어버려서는 안 된다. 잘못이 있다면 떳떳이 밝히고 책임을 지는 것이 진정한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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