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인천이 유독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 붉은색 수돗물 사태, 살인사건 등 세상을 놀라게 하는 나쁜 소식이 이어지면서 인천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구지역에서 발생한 붉은색 수돗물사태는 영종국제도시까지 번지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수돗물 사태로 대체급식을 하던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10여 명의 학생이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또 인근 가정지구에서는 수돗물 필터에서 검은색 가루가 나오는 등 그야말로 물이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마시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공포’ 그 자체가 됐다. 단순히 서구나 영종지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인천전역에서 수돗물 민원이 이어지며 수돗물 공포가 일상화된 느낌이다.

 이처럼 시민들이 10여 일째 물 공포에 시달리고 있지만 인천시는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히게 하는 것은 대책이라고 내 놓은 것이 수돗물 방류다. 물을 틀어 놓으면 관로에 있던 찌꺼기나 녹물들이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우주선이 달을 넘어 화성의 내부를 관찰하고, 태양까지 진입하는 마당에 기껏 내놓은 대책은 70년대 수준이다.

 더구나 박남춘 시장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는 효과적인 방류를 위해 시민운동 차원에서 일시에 수돗물을 방류하는 계획까지 검토했다고 하니 눈물이 날 지경이다. 이것이 인천시 수준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인천시민이라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이들을 선택한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어디 인천이 물 공포뿐인가. 세상을 발칵 뒤집을 강력범죄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온다.

 박남춘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체 공약으로 내걸었던 ‘365일 안전안심 도시’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대책은 무엇인가? 없다면 만들고, 있다면 실행해 시민이 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인천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제발 시민의 아픔을 책상머리에서만 들여다보지 말고 같이 느끼고 아파했으면 좋겠다. 수돗물 안전하다고만 하지 말고 그 물을 마시며 생활하면서 시민의 고통을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발 부탁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