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박 8일간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북유럽 순방에서는 문 대통령이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행한 연설이 단연 관심 사안이었다.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협상 재개를 위해 문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와 이에 따른 반응이 향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오슬로포럼 기조연설과 스웨덴 의회 연설 등을 통해 한반도 프로세스 지지에 대한 사의를 표하고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향한 우리의 여정을 설명함으로써 공감을 얻었다. 특히 오슬로포럼에서는 ‘국민을 위한 평화’를 주제로 이른바 ‘오슬로 구상’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 70년 동안 쌓인 적대적 감정들을 녹여내는 북미 대화 및 한반도 평화 여정은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평화는 힘이 아니라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성취할 수 있는 만큼 결코 조급해 하지 말고 국민 각자에 실질적 이익을 주는 평화 통일이어야 한다고 역설해 큰 박수를 받았다. 스웨덴 의회 연설을 통해서는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남북 국민 간 신뢰, 대화에 대한 신뢰, 국제사회의 신뢰를 강조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노르웨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속한 만남을 촉구하면서 양 정상이 회동하기 전에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 데 이은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북유럽 국가 순방에서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연설 등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황에 빠지면서 자칫 조급증과 비관론으로 확산할 수 있는 시점이었음을 고려할 때 매우 시의적절하면서도 유의미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여정과 비핵화를 둘러싼 정세는 그리 녹록하지 못하다. 최근 들어 북미 정상 간 서신외교 등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남북, 북미 모두의 접점을 찾기까지는 지난한 과정해 필요해 보인다. 비핵화 협상이 접점에 이르기 위해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가 최우선이고 기본이다. 남과 북, 북미 간 조속한 대화와 교류 재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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