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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수 사태. /사진 = 연합뉴스

인천시 서구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여파가 영종도에 이어 강화군까지 미치고 있다.

적수 의심 민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강화수도사업소는 음용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히고 있어 영종도 사태 재현이 우려된다.

16일 시와 강화수도사업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부터 15일까지 16개 학교를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했다. 적수 사태가 장기화되자 불안함을 느낀 강화군 학부모들이 각 학교 측에 수질검사를 요구한 것이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마스크와 거즈를 통해 자체 수질검사를 한 결과, 9개 학교에서 변색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8면>

강화수도사업소는 강화읍내는 본래 고질적인 민원 지역이라 이번 수계 전환과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청리에 물을 공급하는 강화대교 관로의 노후화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탁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강화군은 매년 6월에서 8월 사이 월 20건 정도의 수질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내년 1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관로 교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화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미세먼지를 걸러 내기 위해 만들어진 마스크로 수질을 측정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방법"이라고 했다. 탁도 측정장비를 이용한 현장 간이 수질검사 결과 탁질과 잔류염소 농도가 모두 기준치를 충족해 음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현장 수질검사로는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쉽지 않아 보인다. 사태 초기에 상수도사업본부가 수질기준을 충족하니 음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다 주민들의 반발을 샀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는 적수 사태가 영종지역과 관련 없다고 밝혔다가 한국수자원공사의 진단 뒤 번복하기도 했다. 강화읍 등에 물을 공급하는 강화대교 수도 관로는 서구와 같은 공촌정수장과 연결돼 있다.

현장 수질검사 이후에도 학부모의 불신과 민원이 이어지자 강화교육지원청은 갑룡초·불은초 등 8개 학교에 대체급식을 지원하기로 했다. 강화수도사업소는 피해 신고 학교의 수돗물을 수질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위탁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강화수도사업소 관계자는 "꼭 적수가 아니더라도 미세먼지 마스크로 물을 투과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변색이 확인될 수밖에 없다"며 "서구와 영종 사태로 인해 많은 주민분들이 불안을 느끼고 신고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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