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된 수인선의 마지막 흔적인 옛 송도역 역사 자리에 도로가 가로질러 과거 모습 복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인천시 연수구에 따르면 현재 옛 송도역을 ‘추억의 관광지’로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옛 송도역 일대 2천101㎡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옛 송도역 역사는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는 사업이다. 옛 송도역은 1937년 수인선(수원역~남인천역) 개통으로 문을 연 협궤열차(소형 증기기관차) 정차역이다. 경기 시흥지역과 인천 소래지역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을 운반하는 시민들의 교통수단으로 50년 넘게 운행되다 협궤열차가 쇠락하면서 1994년 문을 닫았다. 1995년 수인선 폐선 이후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정차역으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옛 송도역 부지 일부가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에 포함된 것이 알려지며 복원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사업은 옛 송도역 일부를 포함한 옥련동 104 일대 부지(28만8천351㎡)에 민간 자본을 유치해 철도 환승시설, 숙박시설, 영화관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현재 사업설계를 마치고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 사업계획에 따르면 옛 송도역 자리에는 도로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옛 송도역 운수시설 건물(80.96㎡)과 물품창고(70.73㎡) 등 총 2개 동 중 1개 동은 허물어야 한다. 이에 따라 구는 옛 송도역 건물들을 모두 들어 올려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송도역이 있던 그 자리에 옛 모습으로 되돌리는 게 ‘복원’의 취지에 맞는다는 주장이다. 철로 등 많은 정차역 시설이 땅속에 그대로 묻혀 있다는 증언들도 "옛 송도역을 현재 자리에서 복원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일단 구는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조합과 협의해 옛 송도역 부지 보존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사업설계가 끝난 상황에서 옛 송도역 부지를 제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설계비용이 더 들어갈 뿐 아니라 교통영향평가 등 나머지 절차도 다시 진행해야 한다.

구 관계자는 "주민 의견에 따라 옛 송도역을 현재 자리에 복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건물을 들어 올려 옮기는 방안 역시 검토하고 있다"며 "조합 측과 협의를 진행해야 복원사업의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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