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에도 목표의식을 갖지 못해 지루하고 부정적 시선에 물들어 있던 황량한 제 마음에 ‘청년통장’이라는 작은 씨앗 하나가 내려앉았습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며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일하는 청년통장’은 참여자들에게 때로는 버팀목이자 고된 일상의 동반자로서 단순한 저축 이상의 역할을 해 왔다.
청년통장 사업에 참여한 A씨는 "청년통장 참여 후 ‘지금부터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현실로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삶에 대한 우울함이 가득한 의지박약인 내게 큰 노력이 아닐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하는 청년통장은 경기도가 청년정책에 대한 이슈를 선도하는 광역지자체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 왔다.
2016년 첫걸음을 뗀 후 올해 첫 3년 만기 달성 참여자 배출이라는 결실을 거둔 경기도·경기복지재단의 일하는 청년통장을 소개하고, 이 사업이 가져온 참여자들의 삶의 변화를 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하는 청년통장은 기존의 취업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지속해서 일자리를 유지하며 자산을 모아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된 경기도형 청년지원사업이다. 참여 청년이 3년간 일하면서 매달 10만 원을 납입하면 경기도는 17만2천 원(1회 모집 시 도비 10만 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금 5만 원)과 이자를 포함해 3년 후 1천만 원의 목돈을 환급해 주는 제도다.
제조·생산직에 근무하는 일정액 이하 소득의 만 18∼34세 경기도 청년들이 대상이다. 중소기업 근무 청년 외에도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청년들도 참여 가능하다.
일하는 청년통장은 단순히 저축 체계 구축에 그치지 않는다. 사업을 운영·관리하고 있는 경기복지재단은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저축 관리, 재무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 꾸준한 저축 유지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경기복지재단 관계자는 "정해진 날짜에 저축을 하고 있는지 체크하면서 저축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내용을 직접 확인, 일정 기간 유예처리 등을 통해 청년통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또한 전문 재무상담기관과 연계해 컨설팅을 지원하고 지출 관리 등을 살피면서 저축을 잘 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하는 청년통장’ 1차 사업 참여자들의 3년 만기 도래로 첫 환급이 이뤄졌다. 만기 환급 대상자는 1차 모집에서 선정된 500명 중 일부 포기자를 제외한 449명이다. 이들은 3년간 노력해서 모은 본인 납입금 360만 원과 경기도와 민간지원금을 더한 1천만 원이 담긴 통장을 수령하게 됐다.
일하는 청년통장은 사업 참여자들의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경기복지재단이 1차 사업 참여자 일부(500명 중 132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성과분석(일하는 청년통장 성과분석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자 41%는 일하는 청년통장 선정 이후 ‘경제적 스트레스’와 관련해 긍정적 응답을 내놨다. 참여 이전 대비 12.8% 증가한 수치로, 긍정적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2차 모집에 선정된 1천 명 중 3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후분석 결과를 보면 2차 참여자들의 98.4%가 일하는 청년통장 사업에 만족을 표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 증대 여부’에 대해서 94.2%가 긍정적 응답을 보였다.
청년통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기 공모에서 이모 씨는 "청년통장이라는 제도가 젊은 청춘들에게 계속 나아가라는 메시지 같다"며 "나 역시 현실에 안주하며 시간이 지나기만 기다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무언가에 도전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여자 박모 씨도 "사업 선정 후 처음에는 무조건 3년을 버텨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일했지만, 그 시작이 긍정적 동기가 돼 거짓말처럼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느끼지 못한 즐거움도 생겼다"고 말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사진= <경기복지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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