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수장을 교체하면서 정상화를 선언했다. 그동안 인천상수도본부는 조직과 시스템이 모두 와해됐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했다. 공무원들은 안이한 태도로 일했고 휴식처로 생각했다. 이 때문에 붉은 수돗물 사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18일 시,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인천상수도본부 산하사업소는 정수사업소 4곳, 수도사업소 5곳이다. 정수사업소는 시설팀, 운영팀으로 구성됐다. 부평사업소에만 성산가압장과 풍납취수장을 담당하는 팀이 따로 있다. 수도사업소는 고객지원팀, 요금팀, 공무팀, 유수율제고팀으로 돼 있다. 강화사업소만 요금팀, 유수율제고팀이 없고 수질관리팀이 있다. 대민원 부서는 아예 없다.

서울상수도본부는 아리수정수센터 6곳, 수도사업소 8곳으로 짜여졌다. 수도사업소는 행정지원과, 요금과, 현장민원과, 급수운영과, 시설관리과로 부서를 나눴다. 서울은 사업소가 2∼3개 구의 1개씩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1개 사업소당 급수인원이 높은 편이다. 서울의 정수사업소당 급수인원은 173만 명, 수도사업소당 급수인원은 130만 명이다. 부산은 정수사업소당 119만 명, 수도사업소당 30만 명이다. 인천은 정수사업소당 52만 명, 수도사업소당 29만 명이다.

인천연구원은 상수도 권역별 통합관리체계 구축 연구(채은경 연구실장)에서 인천 정수·수도사업소의 통폐합과 급수 지역별 수도서비스센터 건립 등을 제안했다. 수도사업소는 조직을 시민 대응 위주로 짜야 한다고 했다.

일본 요코하마시 수도국처럼 2개 자치구를 통합해 하나의 센터로 운영하고 서울처럼 생활권 단위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민 대응성을 중점으로 하면 지금보다 사업소를 더 설립하고, 효율성을 중점으로 하면 권역별 센터를 설립해야 사업소당 급수인원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인천상수도본부는 인력 구성도 재편해야 한다. 시의 한 관계자는 "상수도요금 원가산정방식도 모르는 사람들이 근무한 탓에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며 "기반(급수)시설 개량비용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당해년도 수지만을 탁상에 놓고 계산하고 있어 노후관 개량은 전혀 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자산관리운용능력도 전혀 없는 사람들이 간부로 앉아 있었으니 조직이 망가졌다"고 꼬집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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