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2019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이 바로 그 무대다.

올해 앞서 열린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두 한국 선수들이 우승했다.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고진영(24)이 우승했고, 이달 초 끝난 US 여자오픈에서는 이정은(23)이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1위 내에 6명이나 포진한 한국 선수들은 주요 대회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될 수밖에 없고,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 사이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무려 네 번이나 우승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골프 여제’ 박인비(31)가 3연패를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박성현(26)이 우승했다. 올해도 LPGA 투어는 한국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고진영이 올해의 선수와 평균 타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상금과 신인상 부문 선두는 이정은이다. 이번 시즌 끝난 15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절반에 가까운 7승을 휩쓸었다.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은 2연패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기가 막힌 샷을 선보이며 유소연(29),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연장전을 치른 끝에 우승했다. 박성현은 3월 HSBC 챔피언십에서 1승을 따냈고 상금 13위(49만4천266달러), 평균 타수 7위(70.06타), 올해의 선수 11위(42점)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박성현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어딘지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7년 미국 진출 이후 첫해 US오픈, 지난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등 해마다 메이저 우승을 놓치지 않은 박성현으로서는 이번 대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상금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는 고진영과 이정은이 이번 대회에서 ‘시즌 메이저 2승’ 고지에 오를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상금은 152만 달러의 이정은이 1위, 117만 달러의 고진영이 2위다. 하지만 올해의 선수 부문은 고진영이 129점으로 95점인 2위 이정은을 앞서 있다. 만일 이번 대회에서 둘 중 한 명이 메이저 2승째를 따내면 전체적인 시즌 판도에서도 독주 채비에 나설 수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은 2009년 남자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열렸던 바로 그 장소에서 개최된다. 당시 양용은(47)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최종 라운드에서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아시아 남자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그때의 양용은이 지금까지도 유일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양용은의 메이저 우승 10주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여자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또 한 번 우승의 환호를 내지른다면 미국 미네소타주는 한국 골프에 ‘약속의 땅’이 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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