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재선 출사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플로리다주(州)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출정식을 갖고 "우리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지키려고 한다"며 재선 슬로건인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를 내걸고 재선 고지 등정을 위한 첫 테이프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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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에서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역대 대선에서 초박빙의 승부수가 펼쳐지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플로리다에서 첫 깃발을 꽂고 재선 가도의 닻을 올린 것이다.

이로써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뽑을 2020년 11월 3일 대선을 향한 16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이 막을 올렸다.

민주당도 오는 26∼27일 이틀에 걸쳐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20명의 후보가 2개 조로 나뉘어 첫 TV토론을 갖고 경선 레이스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플로리다 쟁탈전을 시작으로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전선의 사활을 건 일전이 예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만여명의 지지자들로 행사장이 꽉 들어찬 가운데 초대형 정치집회 형식으로 열린 출정식에서 "우리는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매우 위대하게 지킬 것"이라며 "이것이 내가 오늘 밤 미국 대통령으로서 재선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개시하기 위해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첫 대선 도전 당시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걸었었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는 자신의 1기 성과를 자평하며 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출정식 연설에서 "우리의 경제는 전 세계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지금 번창하고 있으며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우리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걸 이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집권 2년간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관통한 어젠다인 '미국 우선주의'도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웠으며 "우리는 계속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향해 "나라를 분열시키며 파괴하고 있다. 좌시할 수 없다"고 원색적 공격을 퍼붓는가 하면 비우호적 주류 언론들을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서도 '마녀사냥'이라면서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년간 이 엄청난 나라를 위해 영부인으로서 복무할 수 있게 된 것은 나의 영광이며, 6년 더 이 일을 한다면 신나는 일일 것"이라면서 "나는 나의 남편과 이 행정부, 그리고 나의 모든 가족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미국 국민을 위해 해낸 모든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남편을 소개했다. 출정식에는 장녀 이방카 부부 등 자녀들도 총출동했다.

앞서 연단에 오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에는 도널드 트럼프를 위한 4년이 더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재임 성과를 강조하며 "해야 할 일이 더 있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지키기 위해 우리는 트럼프를 다시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2라운드'를 위한 시간"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대선 도전이었던 2015년에는 6월 16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재선 출정식 장소를 플로리다로 정한 것은 그만큼 미 대선에서 '최대 승부처'로 불려온 이 지역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플로리다는 그 승패가 전체 성적을 좌우하는 가늠자로 여겨질 정도로 역대 대선에서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던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이다. 플로리다에는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538명) 가운데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에 이어 뉴욕과 함께 세 번째로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현재 미 대선 구도는 각종 여론 조사상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본선에서 맞붙는 양자 대결 구도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남은 기간 대이변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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