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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 회장

이젠 퇴임한 지가 꽤 오래돼 하루하루를 무리하지 않게 지내고 있다. 퇴임하면서 가졌던 당시의 기억으로는 홀가분하게 여행 다니며 즐겁게 지내면 되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무리 없이 아내와 함께 부담없는 여행을 즐겨도 보았다. 그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잠시 자신을 뒤돌아볼 여유도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신경 쓰이는 것은 몸 상태에 대해 전보다 더 들여다보며 미리 예방한다고 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자고 나면 찌뿌둥한 이곳저곳이 공연히 걱정도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것은 이런저런 인연으로 이제까지 정말 살갑게 지내던 바로 옆에 있던 동료들이 나도 모르게 떠나면서 문득 외롭다고 느끼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벌써 이렇게 나이가 되었나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숨 가쁘게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직장에서 명예롭게 물러나면 정말 자유롭고 부대끼지 않아서 행복하고, 조금은 아쉽지만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그럴까? 복지 정책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는 서유럽에서는 퇴직자의 60% 이상이 그런대로 노후에 그렇게 외롭거나 궁핍하지 않기에 자유롭고, 노후가 그런대로 행복해 그에 걸맞게 만족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퇴직자의 경우도 정말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노후생활에서 퇴직 후 생활 활동 무대가 제한받고, 만나는 주변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기에 심리적으로 허전하다고 느끼고, 그에 따라 삶을 보는 시야도 좁아지게 된다. 물론 살아가면서 예측 못하는 불안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어가게 되고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도 아프거나, 이유없이 소식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소를 찾다 보면 어르신을 위한 복지관 등을 가게 되고, 가서 어울리면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살아가는 개인 사생활까지 자연스레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취미, 건강, 인문학 등 다양한 평생 교육 프로그램에 참 열심히 참여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가슴앓이를 하는 어르신이 많다고 한다. 어르신들에게 더 다가가려고 애쓰는 관장은 ‘어르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세요’ 라며 살갑게 다가가지만. 어르신과 직접 부대끼며 지도하는 젊은 일부 강사 중에서 장기간 오래 지도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타성에 젖어 어르신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양보를 모르거나 나잇값도 못하는 못난 어르신 중에 강사 눈앞에 아르거리는 일부 철부지 같은 어르신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좋은 게 좋다’고 모른 척 체념하는 타성이 곪아터져 가끔은 수강생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더욱이 일부 강사의 무의식적인 수강생 편애는 더욱 그 정도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일부 강사가 직접 입회에서부터 관리 지도하는 동아리 회원의 수강강좌와 연계된 선행과 후행 학습으로 수강 시간에 눈에 보이지 않게 나타나는 강사의 접근과 완장찬 동아리 회원의 만행으로 기울어진 분위기 조성 탓에 좌절감에 슬그머니 수강을 접는 어르신도 있고, 뒤에서 말은 못하지만 눈살을 지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같은 잣대에서 출발을 하지는 않지만, 진행 과정에서 수강생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기를 강사에게 기대하지만, 이제까지 이렇게 지도해도 별 탈 없다고 생각하고 눈에 보이는 몇몇 수강생 중심의 지도와 변화없는 강의로 해마다 희망 수강생이 줄어드는 프로그램의 경우 가끔은 휴게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비수강등록 동아리 회원을 강사가 직접 모셔오는 촌극은 또 하나의 해프닝이다.

 강사의 연임에 영향을 주는 연말 작품발표회에 동아리 회원 지도에 강사가 관여하면서 수강생 편애는 필연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조직과 사회의 변화는 인적자원의 변화에서 바뀌며 특히 수요자보다 공급자인 강사가 바뀔 때, 새로운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인천지역 대표 복지관인 노인복지관의 변화는, 자치구별 어르신 복지관도 진정 어르신을 위한 복지관으로 새로운 복지 터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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