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만공사(IPA)가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일원에 화물차 차고지를 조성할 계획인 가운데 지역주민들의 반대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차고지 조성 예정지 일대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항만공사(IPA)가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일원에 화물차 차고지를 조성할 계획인 가운데 지역주민들의 반대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차고지 조성 예정지 일대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의 원칙 없는 판단은 도시의 핏줄인 도로까지 막았다. 기본 인프라 확충을 위해 세운 장기계획은 돌발상황과 민원에 흔들렸다. 미봉책의 상처는 단절된 도시와 갈등 장기화로 남았다.

19일 시에 따르면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와 동구 동국제강을 잇는 중·동구 관통도로(배다리 관통도로) 개통이 8년째 지연되고 있다. 이 도로는 ‘2020 인천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된 교통축이다.

시는 남북 간 교통망을 개선하고 동구의 도로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1998년부터 개설사업을 추진했다. 4개 구간 중 3구간 일부를 빼놓고 2011년 대부분 완공됐으나 주민 반대로 개통하지 못 했다.

시는 사업 초기 도로 옆에 위치한 누리아파트와 솔빛주공아파트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 문제를 제기했을 때 설득의 기회를 놓쳤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통도로가 배다리 역사를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졌고, 2007년부터 반대 목소리가 본격화됐다. 시가 대안으로 내놓은 일부 구간 지하화는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오히려 1·2구간을 우선 개통하려는 움직임이 더 큰 반발을 샀다.

결국 시는 도로인프라를 개선하지도,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냈다. 송현터널 주변은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쓰는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가 됐다.

시가 상습 정체 구간인 장수나들목 인근의 교통개선책으로 추진했던 검단∼장수나들목 도로(20.7㎞)는 첫 삽도 뜨지 못 하고 폐기됐다. 검단~장수 도로는 2025 도시기본계획과 검단신도시의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됐다. 지역 균형발전과 계양나들목~장수나들목 구간의 상습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부평·서구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이 도로가 녹지축 훼손 등 환경 훼손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정체 해소를 위해 도로 개설이 필요하다던 시는 2012년 민원을 수용해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장수나들목의 잦은 정체와 이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하다. 장수나들목의 지난해 일일 교통량은 7만9천787대다. 인천연구원은 상습 지정체 구간을 분석한 연구(2016)에서 장수사거리를 도로용량이 부족한데다 지역 간 연계성이 부족한 단절구간으로 명시했다.

시가 도시의 기본으로 구상한 계획이 흔들리는 일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인천항만공사(IPA)가 9공구 송도 아암물류2단지 내 12만8천㎡에 짓는 화물차 차고지가 그렇다. 화물차 차고지 조성은 2008년 시가 국토교통부에 화물차 휴게시설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시 요청에 따라 국토부는 2009년 남항 9만6천㎡에 휴게시설을 조성하는 ‘화물차 휴게시설 중장기 확충계획’을 확정했다.

인천경제청이 2014년 이 부지를 도시계획상 자동차관련시설로 반영하면서 사업이 추진돼 왔으나 최근 민원에 주춤하는 분위기다. 화물주차장 조성에 반대하는 시민청원이 3천 명 이상의 공감을 얻어 시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IPA는 2020년 8월 조성공사 완료를 목표로 오는 11월께 운영사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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