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가 추진 중인 민생·현안사업이 번번이 예산 문제로 발목 잡히고 있다. 매번 의회에서 사업 예산 보류 및 전액 삭감 과정을 겪는 등 어려움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연수구의회는 지난 18일 ‘제224회 정례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열고 구가 시행하려는 12개 사업 추경예산에 대한 계수조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송도석산 힐링공간 조성사업(4천만 원)을 뺀 11개 사업 예산이 모두 부결됐다.

문제는 이들 사업이 대부분 주민 생활과 연관된 민생사업이라는 점이다.

예산이 전액 삭감된 사업은 이미 타당성 용역과 주민공청회까지 마친 연수문화재단 설립사업(4억4천800여만 원·조례 부결)을 비롯해 연수마을학교 운영사업(2천만 원), 야외스케이트장 설치사업(7억5천만 원), 상가 활성화 사업(2천만 원), 자율방범대 피복비 지원사업(1천여만 원), 어린이집 미세먼지 방진망 설치사업(5천만 원) 등이다.

다음 달 본격 시행을 앞둔 지역사랑 전자상품권(연수e음) 사업 예산도 56억3천만 원에서 28억1천500만 원으로 절반이나 깎였다.

그나마 야외스케이트장 설치사업은 19일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이 복구됐다. 자칫 본회의에서도 부결됐다면 시가 이 사업과 연계해 작은도서관 건립 명목으로 지원 예정이었던 특별교부금 7억여 원도 날아갈 뻔했다.

나머지 10개 사업은 그대로 예산이 삭감되면서 다음 회기까지 사실상 제동이 걸리게 됐다. 연수e음 사업은 가맹점 가입비 지원 등 예산 규모를 줄여 시행해야 한다.

구는 자율방범대 우비·장화 지원을 비롯해 어린이집 방진망 설치 등 주민을 위한 예산이 잇따라 삭감돼 정상적인 민생 지원이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의원의 개인적 견해 또는 정치적 해석에 따라 주요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앞으로의 대책을 고심해야 할 처지다.

이에 대해 일부 구의원들은 "각 사업의 적절성과 이에 대한 예산 타당성 등을 고려하고 논의한 결과로, 정말 필요한 예산은 다음 본예산에 제대로 편성하면 된다"며 "연수e음 사업 역시 6개월간의 사업 진행 추이를 지켜보고 예산 등의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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