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가 지역에서 일자리정책을 실험하고, 중앙정부는 지역의 우수 정책을 전국적으로 도입하는 ‘상향식’ 일자리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2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용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일자리정책도 분권이 필요하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시작한 가장 지역적인 일자리정책이 전국적인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같이 피력했다.

‘지역 주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앙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 염 시장은 "지방정부가 지역에서 혁신적으로 시도하는 ‘스몰베팅(Small betting)’ 사업은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면서 효용성을 검증할 수 있다"며 "혁신적인 일자리정책을 지역에서 시작해 효과를 검증하고, 성과가 입증된 사업은 중앙정부가 정책으로 도입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몰베팅은 작은 규모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해답을 찾는 전략이다.

염 시장은 "지난해 수원시 일자리사업 예산의 78%가 국·도비 매칭사업에 투입됐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일자리사업들을 시행하기 때문에 지방정부는 지역 특색에 맞는 일자리사업을 펼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천편일률적인 일자리사업이 아닌 지방정부가 재정권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지역 특색을 반영한 일자리정책을 수립하고 전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주택 근로자 휴게시설 의무 설치 확대’, ‘마을 만들기 사업’ 등 시가 시작한 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된 사례를 소개하며 "중앙정부는 지방의 실험을 눈여겨보고 지방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시는 근로 여건이 열악한 공동주택 경비원·미화원의 휴게공간 설치를 권고했다. 이듬해에는 ‘수원시 주택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만들어 권고를 규정으로 강화한 바 있다.

조례 개정 후 3년여 만인 올 5월,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직원·경비원·미화원 등이 이용할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염 시장은 "지방정부 권한을 확대하면 정책의 실행력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며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자리정책을 수립하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동등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고용노동부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나영돈 고용정책실장을 비롯한 노동부 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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