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수습을 위해 하반기 인사 일정을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계속해서 미뤄지는 인사 일정이 행정력 약화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3일 시에 따르면 올해 보충 인사는 적수사태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공로연수 포함 오는 8월로 미뤄졌다.

통상 하반기 보충 인사는 간부 공무원들의 공로연수 일정에 맞춰 6월 말에 이뤄지지만 올해는 조직 확대·개편이 겹치며 7월 15일로 한차례 미뤄졌다. 시 행정기구 설치조례와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 정원규칙 개정, 인사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던 탓이었다. 여기에 적수사태 장기화로 보충 인사는 한차례 더 미뤄졌다.

8월 초 예정이지만 적수사태 경과와 상수도사업본부의 감사 규모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뚜렷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고 있다.

조직개편을 앞둔 일부 공무원들은 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올해 하반기에 예정 중인 행사가 있는데, 조직개편이 미뤄지면 새 담당자가 인수·인계에 시간이 걸려 사업 준비가 부실해질까 걱정된다"며 "업무 파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하면 문제가 발생할까 봐 부서 직원들이 긴장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한창 추진해야 할 사업들을 조직개편을 핑계로 미루거나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은 부서 이동을 앞둔 사람이 굳이 나서서 일을 벌리지는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 놓는다. 우선순위를 적수 해결에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방적인 인사 연기 공지는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공무원 B씨는 "올해 6월 중 추진 예정이었던 사업이 있는데, 큰 규모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어서 8월 중으로 미루고 업무가 멈춰 있는 상태였다"라며 "하지만 인사 일정이 8월로 연기된다면 그 사업은 올해 말에나 추진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번 하반기 조직개편으로 건강체육국, 주택녹지국과 함께 5개 과, 16개 팀이 신설될 예정이다. 보충 인사에서는 4급 승진대상자는 대략 35명, 3급은 약 8∼9명 정도로 파악된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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