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립박물관이 부평 제3보급단을 찾아 현장 조사를 펼치고 있다. 오른쪽 상단 사진은 군수창고 건물 모습.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 인천시립박물관이 부평 제3보급단을 찾아 현장 조사를 펼치고 있다. 오른쪽 상단 사진은 군수창고 건물 모습.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부대 이전을 추진 중인 부평 제3보급단이 근·현대 문화유산으로서의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인천시립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부평구에 위치한 제3보급단을 현장 방문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시립박물관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조사 일환으로 인천시 안보특별보좌관과 제3보급단장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부평구 산곡동 일원 85만㎡의 터를 차지한 제3보급단은 1930년대 부평에 건설됐던 인천육군조병창에 포함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45년 광복 이후 미군이 조병창을 접수한 뒤 보급 수송본부로 사용했으며, 기지 조성 후 미군은 해당 부지 일대를 ‘애스컴 시티(ASCOM CITY)’로 불렀으며, 현재의 제3보급단 자리는 ‘캠프 그랜트(CAMP GRANT)’로 명명 됐다. 이후 1973년 애스컴이 해체됐고, 캠프 그랜트는 1975년 국군이 인수해 오늘 날에 이르고 있다. 제3보급단 부지에는 1950년대 미군이 기지를 건설했을 당시의 군수창고 건물 일부와 군용철도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창고 건물들은 후대에 구조물 일부를 보강한 것을 제외하면 70여 년 전 모습이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는 군부대 특성상 민간인의 접근이 어려워 그동안 실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시립박물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제3보급단이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장소임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공간의 가치와 향후 활용에 대해 시민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제3보급단 부지는 지난 80여 년간 일본군과 미군, 국군이 역사의 파고에 따라 주인이 바뀌면서 굴곡진 한반도의 근·현대 노정이 그대로 담겨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라며 "시립박물관은 부대 이전과 관련해 조사와 활용 방안 마련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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