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과 잇따른 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 나서게 된다.

문 대통령은 주말인 22일과 휴일인 23일 별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G20 회의 및 정상회담 등을 준비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가다듬었다.

문 대통령과 이들 국가와의 연쇄 정상회담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노딜’ 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최근 만남을 가진 중·러 정상과 잇달아 회담하는 것이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와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간 일정으로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며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제 금융체제의 안전과 무역 마찰 해소 및 정책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우리의 혁신적 포용국가 기조와 한반도 평화 정책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말 동안 지난 20∼21일 진행된 북중 정상 간 만남 결과에 대해 참모진들의 보고를 받으며, 북한을 다시 대화의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한 전략을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기로 한 만큼, 김 위원장의 의중 및 향후 북한의 비핵화 논의 참여 방안 등을 두고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소득 없이 끝난 후 잇따라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비핵화 정세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김 위원장도 ‘하노이 노딜’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지원 세력으로 적극 끌어안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2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평양으로 초청해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정밀한 북한 의중을 바탕으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에 필요한 사전 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달 말 한국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동력 확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구상은 이번 ‘릴레이 정상외교’에서 핵 협상 교착 타개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북미 간 대화를 다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펼쳐진 정상외교 무대에서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킬 단초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의 시곗바늘도 다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