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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염전무퇴 전력 타자를 투수로 바꿨다

KBO리그 정규시즌 반환점 돈 SK 두산을 네 경기 차 따돌리고 독주
염경엽 감독, 투수 성장→왕조 구축 하재훈·강지광 포지션 변경해 선전
기복 없는 ‘타선 체계 구성’과 연계 완벽한 팀 갖추고 KS 정복 큰그림

연합 yonhapnews.co.kr 2019년 06월 25일 화요일 제20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두고 KBO리그 독주 체제의 틀을 갖췄다. 정규시즌 전환점을 돈 SK는 51승1무25패로 2위 두산(48승30패)을 4경기 차로 따돌렸다. 한국시리즈 2연패의 꿈이 점점 커지면서 염경엽 감독의 5년 묵은 꿈도 무르익고 있다.

# 염경업 감독의 2014년

2014년 11월 11일 염경엽 감독이 이끌던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완패해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우승컵을 내줬다. 당시 넥센은 강력한 타자들이 즐비했지만 마운드 전력은 약했다. 마땅한 투수가 없어 밴 헤켄, 헨리 소사, 오재영으로 선발투수진을 꾸려 한국시리즈를 치렀지만 버티지 못했다. 2014년의 기억은 염 감독의 야구철학에 굵은 선을 남겼다. 투수 전력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 팀은 대권 도전에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혔다.

# 왕조는 결국 투수가 만든다

염 감독은 지난해 SK 단장 시절 우수한 투수 자원을 끌어모았다. 그는 "올 시즌은 반발력이 적은 공인구로 교체해 마운드 전력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S급’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선수를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시속 150㎞대 빠른 공과 평균 이상의 분당 회전수(RPM)를 기록할 수 있는 자원을 끌어모았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동하던 하재훈, LG 트윈스와 넥센에서 비주전 선수로 뛰던 강지광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모두 타자였는데, 염경엽 감독은 두 선수가 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영입했다.

SK 구단은 염 감독의 지휘에 맞춰 두 선수의 투수 변신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투수로서 필요한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전담 컨디셔닝코치를 붙이기도 했다. 그 결과 하재훈은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했고, 강지광은 승리조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야구 역사상 ‘왕조’라고 불리는 팀들의 공통점은 마운드가 강했다"고 말한 염 감독이 잘 던지던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을 방출하고 타이완에서 뛰던 소사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소사가 부진할 경우 책임을 묻는 비난의 화살은 염 감독에게 쏠릴 것이 자명했다. 염 감독에겐 도박이자 도전이었다.

# 방심은 금물, 타선엔 낙제점

현재까지 염 감독의 도전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소사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두 번째 경기부터 기대 수준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앙헬 산체스, 김광현, 박종훈, 문승원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5명의 선발진, 승리조-패전조를 구분할 수 없는 안정적인 불펜, 하재훈이 버티는 뒷문까지 마운드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그는 "시즌 전 세웠던 계획(목표)을 50% 정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타선은 목표의 10%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SK 타선에선 최정과 제이미 로맥이 홈런 1·2위를 달리고 있고 정의윤, 고종욱 등 주요 선수들의 성적 지표도 좋지만 슬럼프가 길었고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많았다. 염 감독은 마운드의 남은 50%, 타선의 남은 90%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전까지 목표치에 근접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 멀리 내다보는 염경엽 감독

염 감독은 당장 승리하는 것보다 한국시리즈까지 완벽한 팀을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최근 잘 던지던 외국인 에이스 산체스와 핵심 불펜 강지광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휴식을 주기도 했다.

고종욱은 리그 톱클래스 수준의 타격 실력을 갖춘 반면 수비능력이 떨어지지만 끊임없이 투입하고 있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경기에서 실책은 만회 기회가 많지만 포스트시즌에선 치명적인 결과를 안길 수 있다. 고종욱은 경험이 쌓일수록 수비 실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당장 팀에 피해가 가더라도 고종욱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이유"라고 말했다.

주전 톱 타자로 낙점했던 노수광에겐 끈기를 심어 주고 있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 노수광이 안일한 플레이로 타구를 놓치자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팀 전력 약화보다 선수 스스로 깨달을 기회의 가치를 더 크게 생각한 것이다. 염 감독은 "SK는 지금보다 시즌 말, 올 시즌보다 내년 시즌 더 강해져야 한다. 이런 철학이 확실하게 정립돼 있으면 결단을 내리기 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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