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5일 오후 1시 18분께 수원시 곡반정동 소재 한 고깃집. "건물 천장에서 화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원소방서 소속 화재진압대원들이 연기가 피어오르는 한옥 건물 앞에서 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리며 진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도착한 남부119안전센터 소속 직원들로 인해 불길이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해당 건물이 나무로 만들어져 잔불 진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건물 손상을 최대한 막기 위해 기와 부분을 제외한 나무판자들을 조심스럽게 뜯었고, 판자가 떨어져 나간 구멍을 통해 잔불 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일부 소방관들은 사다리를 통해 기와 지붕에 올라가 뙤약볕을 맞으며 수십 분간 내부 잔불을 처리했다.

불안한 듯 화재 진압을 멀리서 지켜보던 시민들은 화재가 났던 건물치고 온전해 보이는 모습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원소방서는 이날 소방대원 76명, 소방장비 29대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불은 오후 2시 27분께 완전히 꺼졌다.

화마를 잡고 교대한 소방관들은 차례로 방호헬멧을 벗은 뒤 흐르는 땀에 눈을 세게 감았다. 이어 이마에 묻은 재도 닦지 않은 채 휴식장소에 마련된 시원한 물을 들이키며 휴식을 취했다.

이날 수원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로, 최고기온은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32.7℃까지 치솟았다. 5일 전인 지난 20일 수원의 최고기온이 28.7℃였던 것에 비하면 훨씬 더워진 셈이다. 모든 화재진압대원이 출동 시 착용하는 방화복과 방호헬멧, 안전화, 공기호흡기 등은 30㎏을 훌쩍 넘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폭염에 소방대원들의 고생은 말 그대로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8년째 근무하고 있는 반규호(39·원천119안전센터)소방교는 "여름에는 주간은 물론 열대야로 인해 밤마저 덥다"며 "아무래도 활동량이 많을 뿐더러 땀을 많이 흘리니 우리 119안전센터에는 뚱뚱한 사람이 없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소방대원들은 여름철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고역이다.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어 소방장비를 입은 채로 계단을 올라가면서 무더위와 싸우기 때문이다. 이경호 소방서장은 "폭염기간 중 현장대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보건안전을 확보하겠다"며 "더불어 수원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본연의 업무에도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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