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가 한 달째 계속되면서 피해 학교가 늘어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적수대란은 상수도 수질 검사와 피부질환 호소 등 민원이 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각급 학교 및 유치원 급식 차질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대체급식이나 생수 지원도 하루 이틀이지 생명과 직결되는 소중한 물을 한 달이 가깝도록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25일 오전 9시 현재 붉은 수돗물 피해로 급식에 차질을 빚고 있는 학교는 총 160곳에 달한다. 일선 학교들은 적수 사태가 닷새째로 접어든 지난 3일 오후 늦게 서야 다음 날부터 당장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대체급식 물량 확보에 따른 위생상 허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며, 실제로 이달 11일 대체급식을 했던 서구 한 중학교에서 학생 13명이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선 상태이다. 지금은 대다수 학교가 생수와 급수차 급식으로 넘어가면서 다행히 대체급식으로 인한 문제는 거의 해소되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요소가 가시지 않고 있어 수돗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될 때까지 학생들에게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는 일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교육청은 수돗물이 정상화될 때까지 학교급식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표준 식단을 마련해 일선 학교에 배포했고, 급수차도 확보해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긴급예비비를 투입해 대체급식을 줄이고 학생들에게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하기 위해 급식비도 추가 지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학교급식 현장 모니터단을 꾸려 학교시설의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안정적으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가 수계 전환 과정에서 있는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아 붉은 수돗물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정수 탁도가 수질기준을 초과했을 때도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의 부실한 대처가 사태를 키운 것이다. 이제라도 상수도의 빠른 복구와 각급 학교에 안정적인 급식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시와 시교육청의 관심과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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