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안 번복 이후 여야 대치 상황이 더욱 냉랭해져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 상태로 정기국회 전까지 국회가 공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합의한 대로 의사일정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한국당의 재협상 요구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 파행 후 80일 만에 일궈낸 합의가 한국당의 당리당략 때문에 2시간도 되지 않아 물거품이 됐다"며 "이 정도로 무책임한 정당이면 공당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의 재협상 요구는 자가당착"이라며 "한국당이 소수 강경파에 휘둘려 정략적인 판단을 반복한다면 더는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예정된 상임위원장 선출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협상을 다시 않겠다는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재협상을 거듭 요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 후 기자들에게 "합의가 무효가 됐다는 것은 온 국민이 아는 것"이라며 "큰 틀에서 어떻게 국회를 풀어 나가야 할지 얘기해야 한다"며 재협상 의지를 확인했다.

또 한국당은 민주당의 상임위 풀 가동 전략에 따라 일부 상임위가 한국당 불참 속에 법안을 의결한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어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있을 수 없는 표결 처리를 했다"며 "소외정치, 야합의 정치로 제1야당을 찍어 내린다면 국회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선별적 등원’ 방침에 따라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는 참여했지만, 행안위 회의에는 간사인 이채익 의원만 참석했다.

바른미래당은 예결특위 구성, 정개특위·사개특위 연장을 위한 원포인트 회동을 제안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지금은 국회 정상화 합의문 전체를 놓고 재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예결특위 구성과 정개특위·사개특위 활동 기간 연장을 위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원포인트 회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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