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황제’로 한 시대를 풍미한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여1’, ‘여2’ 기술을 FIG 채점 규칙집에 올린 상태여서 대를 이어 독자 기술을 세계에 보급하는 신기원을 열었다. FIG는 차기 소식지에 관련 내용을 싣고 여자 기계체조 기술위원회 보고서에도 이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다.
여서정은 지난 19일 제3회 코리아컵 제주 국제체조대회 도마에서 신기술 ‘여서정’을 완벽에 가깝게 성공했다. FIG는 코리아컵 대회에 1급 심판 자격증을 지닌 기술감독관을 파견한 뒤 여서정의 기술 성공 여부를 검증했다. 여서정이 제대로 착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신기술 ‘여서정’은 ‘여2’ 기술(힘차게 달려와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로 900도 회전)보다 반 바퀴 덜 도는 ‘720도 회전 기술’이다. 착지 때 제대로 서서 몇 발자국 움직이는 건 성공으로 치지만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지면 실패였다.
여서정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훈련 과정에서 제대로 착지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하지만 실전에선 특유의 강심장으로 착지 때 완벽히 두 다리로 섰다. 왼발이 선을 벗어나 벌점 0.1점을 받긴 했지만 기술을 공인받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세계 3~4위권의 도마 실력으로 평가받는 여서정이 자신의 이름을 딴 고난도 기술까지 공인 받으면서 내년 도쿄 올림픽 메달 진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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