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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둔화 등으로 인천 반도체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인천본부 등에 따르면 2015년 말부터 지역 반도체 수출은 (유)스태츠칩팩코리아가 중구 영종에 새 둥지를 틀면서 급격히 상승했다. 이 회사가 반도체 생산을 본격화한 2015년 11월의 경우 지역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25.8%(7억2천800만 달러)나 증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속되다가 이후 하락 반전했다. 2018년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 4분기 -11.2%까지 수출액이 빠졌다가 올해 1분기 잠시 플러스 성장세(8.0%)를 보였다.

하지만 4월과 5월(-16.6%)에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지역 반도체 수출은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의 4.4%, 인천 총수출의 13.6%(55억3천400만 달러)를 차지할 만큼 수출 효자 종목(상위 1위)이다.

하지만 높은 대중국 수출 의존도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홍콩·싱가포르 수출물량이 감소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한은 인천본부는 반도체 수출 부진은 블루투스 이어폰용 및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로 모바일 제품의 수요 둔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천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모바일 제품의 내구성 강화와 기술혁신 속도 저하, 신기술(폴더블·5G 등) 탑재 모바일 제품에 대한 대기수요 증가 등으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장기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둔화를 촉발했다고 봤다.

여기에 가상화폐 가격 하락에 따른 채굴 전용 칩 수요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도 반도체 수출 부진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인천본부는 이 같은 추세가 강대국의 보호무역 기조 지속과 반도체 경기 조정 및 투자 축소 등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모바일 제품 출시와 5G 통신서비스 보급, 가상화폐 가격 반등에 따른 채굴 전용 칩 수요 증가 등이 반도체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역 반도체산업의 주 납품처가 특정 스마트폰 업체(A사)에 집중돼 있어 정보통신 분야의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수출 부진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은 인천본부 관계자는 "지역 반도체산업은 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분야로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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