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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7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긴 인천시 남구 동양장사거리.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 미추홀구 승기사거리(옛 동양장사거리) 일대가 2017년 큰 물난리를 겪었음에도 올해도 근본적인 침수대책 없이 장마를 맞게 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우수저류시설 설치계획은 재정비촉진지구가 해제되면서 무산됐고, 4년 전 세운 펌프장 설치와 관로 연장 역시 아직 계획단계에 머물러 있다.

 26일 시와 미추홀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주안2·4동 재정비촉진지구 중 7개 구역을 해제하면서 우수저류시설 설치를 재검토하고 있다.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 미추6구역과 미추7구역 두 곳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고 하부에는 1천500㎡과 2천400㎡ 규모의 저류시설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승기사거리 일대에서 반복되는 침수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승기배수구역은 빗물이 잘 빠지지 않다 보니 수위가 높아지고, 간선과 지선 관로까지 영향을 받아 광범위하게 침수피해가 발생한다. 간선 관로 빈도 30년을 기준으로 침수 모의 테스트 결과 예상 침수 면적은 5만3천83㎡(침수심 0∼0.37m)였다. 2010년 175.5㎜의 강우량으로 7천206곳이 침수됐을 때 승기사거리를 비롯한 주안동 일대에서만 850건의 피해가 있었다. 2017년에는 3시간 만에 110.5㎜에 달하는 폭우가 내려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촉진지구가 해제되면서 구는 우수저류시설 설치계획을 규모부터 위치까지 다시 살펴야 할 상황이다. 기존 구상은 개발사업을 전제로 나왔기 때문에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용역을 통해 연말에 새 그림이 나오더라도 이후 예산 확보와 보상 절차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17년 수해 이후 시와 구가 예산을 들여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땜질 처방에 그치고 있다. 시의 2015년 상습침수대책에서 승기배수구역에 장기적으로 빗물펌프장이나 저류시설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당시 보고서는 1분당 2천t을 처리할 수 있는 빗물펌프장 설치를 추천안으로 채택했다. 침수지역의 통수능력 부족관로 62.39m를 연장하고, 450㎜인 관경을 700㎜로 바꾸는 대책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펌프장 설치나 관로 연장 사업은 추진된 것이 없다. 구에서 15억 원가량을 들여 주변 하수암거 정비공사를 했을 뿐이다. 시는 2035년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도 승기사거리 일대 빗물펌프장과 저류조, 배출관로, 관거개량 사업 등을 포함시켰다. 2015년 계획을 구체화한 내용으로 사업예산은 총 652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주요 침수지역의 하수도시설을 정비하고 있지만 예산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보니 우선순위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26일 인천이 남해상에서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했다. 27일은 장마전선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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