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00.jpg
▲ 지난 2월 3일 평택항으로 필리핀 불법 수출 쓰레기를 싣고온 선박. /사진 = 기호일보 DB

경기도와 평택시가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평택항으로 반입된 폐기물 처리에 곤욕을 치른 가운데 이번에는 5천t이 넘는 쓰레기가 다시 반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필리핀 대표단과 지난해 7월 국내 한 업체가 불법 수출한 폐기물 5천177t에 대한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해당 폐기물을 올 하반기께 한국으로 재반입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필리핀 현지에 소각시설을 구비해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필리핀 정부가 최근 캐나다와 폐기물 문제를 놓고 격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국내 재반입으로의 결정이 이뤄졌다.

 환경부는 지난 2월에도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돼 민다나오섬에 방치됐던 불법 폐기물 1천200t을 국내로 반입했다. 수출 대기 중이던 폐기물 3천400t까지 평택항에 발목이 잡히면서 총 4천666t에 달하는 폐기물이 부두에 방치되면서 평택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폐기물 출처를 놓고 경기도와 제주도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4천666t에 달하는 폐기물은 행정대집행을 통해 5개월 만에야 뒤늦게 처리됐고, 이와 관련해 제주산 폐기물이라며 제주도에 책임을 묻겠다던 이재명 경기지사도 현재로서는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이처럼 경기도와 평택시가 불법 수출됐던 폐기물로 인해 큰 곤욕을 겪은 가운데 이번에는 2월 반입됐던 폐기물의 4배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 평택항으로 다시 반입될 것으로 전망되며 또 다른 난항이 예상된다.

 해당 폐기물을 필리핀으로 수출한 업체가 평택 소재 업체라는 점, 필리핀 수출 루트로 평택항이 활용됐다는 점에서 다시 평택항으로 반입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도와 시의 고민이 커져 가고 있다.

 환경부는 27일 제주시와 이번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폐기물의 약 3분의 1이 제주에서 발생된 폐기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부가 이들 시와 함께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수출됐던 항구를 통해 다시 반입되는 것이어서 처리 방식을 놓고 상당한 입장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앞서 반입된 폐기물로 인해 주민들의 큰 반발이 이뤄졌던 사안인 만큼 평택시가 이번 반입에 대해서는 결사적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평택항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