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원대 가짜 경유를 제조해 판매한 일당과 이를 알면서도 구매한 뒤 정부 보조금까지 받아 챙긴 화물차주 등이 적발됐다.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남부본부는 인천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과 합동 단속을 벌여 등유에 콩기름을 섞어 만든 연료 첨가제를 만든 뒤 이를 이용해 14억6천만 원 상당의 가짜 경유를 제조한 자동차 연료첨가제 제조업체 대표 장모(51)씨를 붙잡았다고 26일 밝혔다. 석유관리원은 또 장 씨에게서 가짜 경유를 공급받아 경인지역과 서울 등지 대형 화물차 운전자에게 판매한 최모(45)씨, 제모(47)씨와 가짜 경유임을 알면서도 이들에게서 기름을 구입한 화물차 운전자 등도 함께 적발했다.

장 씨는 정상 첨가제를 작은 용기에 소분하는 과정에서 콩기름 30%가량을 혼합한 뒤 새로운 제품으로 탈바꿈시켜 연간 5천여L(1억3천만 원 상당)를 시중에 유통하고, 해당 첨가제를 등유에 혼합하는 방식으로 가짜 경유를 제조해 화물차 등에 직접 팔거나 불법 판매업자에게 판매하는 식으로 91만여L(13억3천만 원 상당)를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와 제 씨는 인천의 한 폐기물업체와 결탁해 이곳에 소속된 경기·인천·서울지역 덤프트럭 화물차 100여 대에 주기적으로 가짜 경유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장 씨 등은 저장시설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뒤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저장시설 출입구의 비밀번호를 알려 새벽시간대에도 운전자들이 자유롭게 들어와 직접 주유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이들에게 시중가격(1천465원)보다 30%가량 저렴한 1천∼1천100원에 가짜 경유를 구매한 뒤 정상 경유를 구매한 것으로 속여 정부에서 화물차 유가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콩기름을 섞은 경유용 첨가제가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확보한 거래 자료를 토대로 경찰과 함께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가짜 기름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판매자는 물론 알고도 쓰는 사용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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