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아이들은 거침없이 질문하고 교사는 막힘 없이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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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지만 노련한 교사는 담당 학생의 취약 과목, 이해 수준부터 꿈, 관심사, 좋아하는 연예인까지 꼼꼼히 파악해 특성에 맞춘 입체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래희망에 맞춘 컨설팅도 이뤄진다. 덕분에 아이들의 꿈은 구체적이고 목표도 뚜렷하다.

 언뜻 유명 학원의 수업 모습 같지만 포천시 신북면 행정복지센터 별관에서 열리는 수업이다.

 신북면은 지역 내 복지 자원 및 인프라 발굴을 위해 2015년부터 제8기계화보병사단 번개여단의 우수 장병과 학습 지원이 필요한 사례관리가구 청소년을 연계해 개인 맞춤형 학습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수업은 교사 한 명에 학생 한두 명. 수업시간 동안 자신만 봐 주는 군인 교사 덕분에 아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예전엔 과학이 38점이었는데 이번 시험에선 78점이 나왔다. 다음엔 100점이 목표"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평균연령은 21세.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하지 못하는 마음속 고민까지 교사에게 털어놓곤 한다. 가정 형편상 가족과 정서적 교류가 적거나 어려운 경우가 많은 아이들에게 군인 교사는 교사인 동시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한 ‘형’, ‘오빠’인 셈이다.

 조윤진 맞춤형복지팀장은 "군 멘토링 사업은 기초학습능력 향상은 물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정서적 지원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바른 인성을 가진 군인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멘토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군인 교사들은 다른 병사들이 쉴 때 교재 연구와 수업 준비로 시간을 보낸다. 알아주는 이 없고, 특별한 대가도 주어지지 않는다. 개인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때로는 휴가를 포기하거나 미뤄야 하는 일도 있다. 그럼에도 군인 교사들은 멘토링 사업에 기꺼이 지원했다.

 김동준(23)상병은 "나를 도와준 사람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나도 이 아이들에게 한 부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포천=박덕준 기자 pdj3015@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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