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자일동 소각장 시설을 본격 추진하자 인근 지자체들이 세계적 유산인 광릉숲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며 정부가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자일동 소각장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광릉수목원과 반경 5㎞ 이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릉숲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에도 화재가 없어 540여 년간 자연림 상태 그대로 잘 보존돼 왔으며,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 세계유산으로 인정받고 있어 훼손 시 ‘국격 훼손’이 될 수 있다.

광릉숲의 총면적은 1천123㏊로, 2010년 6월 2월 국제조정이사회가 우리나라 최대의 산림보고인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 총 6천873종의 나무가 식재돼 있으며 자생식물 938종, 법보호 3종과 총 4천376종의 동물, 3천927종의 다양한 곤충과 180종의 조류, 20종의 포유류, 22종의 어류, 10종의 양서류, 12종의 파충류 등이 함께 어우러져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최초로 지의류가 보고돼 21종에서 2014년 23과 26속 36종으로 늘어 절대 보존가치가 있는 세계유산으로 대한민국의 자랑이기도 하다.

수목원 관계자는 "아황산가스(SO2)는 한국환경공단이 지정한 주요 대기오염물질 5가지 중 하나로써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무색 기체로 인체의 점막에 치명적이다. 눈에 염증이 생기거나 호흡기질환을 발생하게 하는 맹독성 가스"라며 "자일동 소각장이 가동되면 소각장에서 발생되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지의류가 훼손될 우려가 높다. 세계적으로 수도권에 광릉숲처럼 동식물이 잘 보존된 숲은 흔치 않은 일로, 540년 동안 보존돼 온 숲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우한 포천시 소흘읍대책위원장은 "자일동 소각장이 건설되면 다이옥신과 아황산가스로 인해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광릉숲이 초토화돼 국가적 망신은 물론 훼손된 숲을 복구하기 힘들다"며 "정부가 나서 세계적 유산인 광릉숲의 훼손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포천시 소흘읍 주민들과 양주·남양주시의 반대에도 7월 6일 오후 2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 후보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마친 후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포천=박덕준 기자 pdj3015@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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