屋上屋(옥상옥)/屋 집 옥/上 위 상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는다’는 뜻으로, 불필요하게 이중으로 하는 일을 의미한다. 오(吳)나라의 옛 수도 건업(建業)은 뒤에 산을 등지고 양자강(揚子江)을 바라보는 풍광이 아름다운 도성이라 가히 강남의 중심지였다. 낙양(洛陽)에 유중(庾仲)이라는 시인이 이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풍경을 찬양하는 시를 지었다. 그 중 ‘삼이경(三二京)’, ‘사삼도(四三都)’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시구가 뛰어나다고 해서 이름을 떨쳤다. 도성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이 시를 옮겨 써 벽에 걸어 놓고 감상했다. 이로 인해 종이 값이 뛰어 오르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하지만 그 시를 본 사태부(謝太傅)라는 고관은 이를 비웃었다. "그 시는 마치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는 것 같이 똑같은 소리만 거듭하고 있을 뿐이 아니냐. 그런 것을 보고 떠들어내는 놈들의 속셈을 모르겠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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