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남북미 3자 회동에 대해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새로운 평화시대’라는 언급과 함께 청와대 참모진에게는 외교는 물론 정치, 정책 분야에도 파격적인 상상력을 주문하는 등 향후 국정운영 및 한반도 프로세스 추진에 변화를 예고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일요일 우리 국민과 전 세계인은 판문점에서 일어나는 역사적 장면을 지켜봤다"며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앞으로 이어질 북미 대화에서 늘 그 사실을 상기하고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 토대로 삼는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25m 거리의 최전방 GP(경계초소)를 방문했다"며 "한미 양국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국민께서 의미 있게 보셨는지 모르지만, 양국 대통령이 군복·방탄복이 아닌 양복·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건 사상 최초"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40㎞ 거리의 서울·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거주하고, 서울에만 10만 명 이상 미국인이 상시 거주하는 상황을 설명했다"며 "아울러 눈앞에 뻔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 안보에 가져다 준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모든 일은 정상들 간 신뢰뿐 아니라 판문점 일대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되는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돼서 가능한 일이었다"며 "제가 평소에 늘 강조해 온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진전이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 제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뤄졌다"며 "그 파격적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존 외교 문법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며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상상력은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정치·외교에도 필요하다"며 "특히 중대 국면 해결을 위해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란 실로 어려운 역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끊임없는 상상력의 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저도 포함되지만 우리 정치에서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고 지적한 뒤 "과거 정치 문법과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각 부처에서도 우리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좀 더 풍부하게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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