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 HK+사업단이 ‘지식인문학 총서’ 5종을 발행했다. <사진>
지식인문학 총서는 15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한·중·일 지식체계 연구를 위한 이론적 기반서로 「지식 생산의 기반과 메커니즘」, 「지식의 변화와 지형」, 「지식의 확산과 공유」 등으로 출간됐다.

「지식 생산의 기반과 메커니즘」은 지식의 개념과 지식인문학 연구 방법, 지식이 산출되는 다양한 메커니즘, 동아시아의 지적 풍토와 지식 생산의 특징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특히 지식 생산과 전파·수용 등이 지식권력을 탄생시킨다는 점에서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등의 용어가 일상화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지식의 변화와 지형」은 지식의 탄생과 교류 과정을 통해 주류 지식의 변동 과정을 짚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책에서 다루는 지식의 범위가 단순한 실증지식 또는 과학이론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막스 셸러 이후 종교적 지식이나 형이상학적 지식과 같이 한 사회와 시대의 중심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포함한 주류 지식의 변동 양상을 포함해 궁극적으로 동아시아와 한국 사회의 지식 지형 변화를 탐구목표로 삼고 있다.

「지식의 확산과 공유」는 말 그대로 지식의 영향력, 좀 더 강하게 표현하면 지식권력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한 총서이다. 앎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앎의 효용성은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에 비례한다. 그것은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도, 부정적인 모습을 띨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인은 항상 시대와 사회를 꿰뚫는 능력을 갖춰야 하고, 그 시대와 사회의 아픔을 함께 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지식인은 없고 지적기술자만 존재한다고 일갈했던 사르트르나 국권 상실의 위기에서 ‘절명’의 시를 절규했던 매천 황현이 추앙받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그 시대, 그 사회의 참된 지식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 권의 총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다지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 시도에 해당한다. 세 권의 총서에는 1881년 조사시찰단의 한 사람이었던 조준영의 문부성 시찰 보고서 ‘문부성 소할 목록’, 지식 변화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근대 교육사 자료’, 1920년대 한국에 가장 먼저 소개된 서양 철학사 논문인 ‘구주 사상의 유래’ 등을 번역·해제해 부록으로 수록했다.

이와 함께 단국대 HK+ 사업단은 「동아시아 전통 지식 이론의 발전과 그 근대적 굴절」, 「석학에게 듣는다」를 시민강좌 총서로 발행했다. 지식인문학 연구성과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단국대 HK+ 사업단은 이번 총서 발행을 시작으로 지식인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