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뇌병변복지협회 부설 미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미술 수업에 참여한 회원들의 모습.  <미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공>
▲ 인천뇌병변복지협회 부설 미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미술 수업에 참여한 회원들의 모습. <미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공>
훌륭한 작품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단순히 신체의 움직임뿐만이 아닌 마음까지 담아 완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초 전시회까지 가졌던 인천뇌병변복지협회 부설 미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들의 작품도 그렇다.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마음으로 희망을 그려 주변에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센터 회원들의 미술 수업은 지체장애를 지닌 홍영표(63)씨의 재능기부로 2017년 10월께 처음 시작됐다.

센터를 통해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는 홍 씨는 자신의 전공인 미술로 다른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프로그램 진행을 결심했다.

지금은 별도의 강사료 등 예산이 있지만 첫해에는 따로 지원되는 사업비가 없었다. 그런데도 홍 씨는 스케치북과 교구 등을 자비로 구매해 장애인들과 수업을 했다.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 홍 씨의 수업은 센터 회원 등 그림을 배우고 싶은 장애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업마다 10명 안팎의 장애인들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인 만큼 실력이나 진도는 제각각이다. 지적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 등 중증장애인들도 많다. 홍 씨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초보에게는 단순 스케치와 색칠 공부를,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간 회원들을 대상으로는 수채화나 판화를 선택해 일대일 교습을 한다. 지난해에는 단순 도형을 벗어나 꽃 등을 그리는 보태니컬(Botanical)아트 수업에도 도전했다.

홍 씨는 "처음에는 연필 스케치와 색 채우기로 시작해 나중에는 풍경 등 다양한 것을 그리고 접해 보도록 하고 있다"며 "집에서 혼자 그림을 그려 휴대전화로 보내고 더 가르쳐 달라고 하는 회원도 있는 등 모두 미술을 좋아하고 열정을 보여 줘 뿌듯한 마음"이라고 웃어 보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회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여간 연수구 청학도서관에서 미술스케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행복 바라기’라는 제목의 전시회에는 2년여간의 수업 결과물이 고스란히 담겼다. 작품 전시부터 행사 장소 섭외까지 홍 씨와 회원들이 직접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컸다.

홍영표 씨는 "올해 처음 수업에 들어온 회원 중 자폐를 가진 여학생이 있는데, 자폐 성향 때문에 자기표현이 부족할 뿐 보고 그리는 것은 잘 해서 조금만 가르치면 창의력이 바로 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도 회원들의 작품을 정성들여 모아 10월께 전시회를 갖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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